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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사 11

[소자농의 자연농사] 항아리를 묻어라 — 2천 년 전 농법으로 키우는 강화오이

[소자농의 자연농사] 항아리를 묻어라 — 2천 년 전 농법으로 키우는 강화오이인류최초의 농서 범승지서(범승이란 사람이 쓴 농서)에 기록된 구전법을 이용한 토종오이(황과)재배방법 : 구덩이 재배법오이 줄기 사이사이에 페트병이 하나씩 꽂혀 있어요. 처음 보면 그냥 쓰레기인 줄 알거든요. 근데 이게 2천 년 전 농법이에요.설명드릴게요. 물이 없는 곳에서 나온 방법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농서가 있어요. 중국 전한(前漢) 시대에 쓰인 『범승지서(氾勝之書)』예요. 범승이라는 사람이 직접 쓴 농서거든요. 이 책에 오이 재배법이 나와요. 범승이 살던 곳은 지금의 중국 황토고원이에요. 비가 안 오는 곳이죠. 황토로 된 건조한 땅, 염류가 쌓이고, 가뭄이 심하고, 농업용수가 귀한 곳이에요. 그 환경에서 오이를 키워야 했던..

[소자농의 자연농사] 속 안 찬 배추로 김장했습니다. 토종배추 9월 직파기

[소자농의 자연농사] 속 안 찬 배추로 김장했습니다 속 안 차도 김치가 됩니다 — 토종배추 9월 직파기 배추는 꼭 속이 차야 할까요? 기후위기와 이상고온의 영향으로 가을배추 농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거든요. 한반도의 기후가 전통적인 가을배추 재배에 맞지 않게 바뀌고 있는 거죠. 그래서 올해는 방향을 바꿨습니다. 속을 꽉 채우려 애쓰는 대신, 9월 중하순에 씨앗을 바로 뿌려서 퍼런 겉잎까지 통째로 즐기기로 했습니다. 퍼런 잎도 배추다사진 왼쪽이 청방배추, 오른쪽이 150일배추입니다. 둘 다 속이 완전히 차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먹어보면 다릅니다. 토종배추는 겉잎, 그 퍼런 잎에 특유의 향이 있거든요. 쌈으로 싸먹으면 된장 없이도 맛이 나고, 된장국에 넣으면 국물이 깊어집니다. 배추 본연의 풍미라는 게 ..

[소자농의 자연농사] 감자 수확하고 두 달, 그 빈 밭에 들깨를 심으세요

[소자농의 자연농사] 감자 수확하고 두 달, 그 빈 밭에 들깨를 심으세요감자를 캐고 나면 밭이 두 달쯤 빕니다. 김장채소 심기엔 아직 이르고, 그냥 두자니 아깝고. 그 자리에 들깨 모종을 한번 꽂아보세요. 잡초 걱정, 들깨가 대신 해줍니다풀을 뽑지 않고 버티려면 먼저 그늘을 만들어야 해요. 들깨는 한여름이 되면 넓은 잎을 활짝 펼쳐 밭 전체를 덮거든요. 햇빛이 차단되니 잡초가 기를 못 씁니다. 수분도, 지온도 안정적으로 잡아줘요. 장마철 폭우가 흙을 쓸어가는 것도 막아줍니다. 깻잎을 먹으면서 흙을 만듭니다여름 내내 깻잎을 따먹을 수 있으니 텃밭 활용도도 높고요. 들깨를 베어낸 자리에 남은 줄기와 뿌리가 썩으면 그게 그대로 유기물이 됩니다. 미생물의 먹이가 되고, 흙이 부드러워지고, 가을 김장채소가 자리 ..

[소자농의 자연농사] 장마 감자, 이렇게 보관하면 3개월도 거뜬합니다

[소자농의 자연농사] 장마 감자, 이렇게 보관하면 3개월도 거뜬합니다 장마 때문에 수확 시기를 놓쳤거나, 비를 맞고 캔 감자를 어떻게 보관할지 막막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몇 가지 원칙만 지키면, 장마 감자도 3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습니다. 🌧️ 비 온 뒤 수확, 이렇게 하세요매일 비가 오는 건 아닙니다. 비가 그치고 맑은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지면 바로 수확하는 게 좋습니다. 밭이 잠길 만큼 침수된 경우라면, 물이 빠진 뒤 가능한 한 빨리 캐야 합니다. 📦 저장 순서 (1일 차~3일 차)1일 차 — 수확 후 1차 건조수확한 감자는 바로 그늘진 곳에 펼쳐둡니다. 서로 겹치지 않게 한 겹으로 깔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하루(최소 반나절) 말립니다. 이때 흙을 물로 씻어내면 안 됩니다. 씻으면 금방..

[소자농의 자연농사] 상추 씨앗 받는 날, 어렵지 않아요

[소자농의 자연농사] 상추 씨앗 받는 날 상추가 꽃을 피웠다. 텃밭에 오래 두었더니 키가 훌쩍 크고 노란 꽃이 잔뜩 달렸다. 먹을 때는 지나쳤던 상추가 이제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꽃이 지고 나면 하얀 솜털이 올라온다. 민들레 홀씨처럼. 그 솜털이 80~90% 정도 올라왔을 때가 채종 타이밍이다.씨앗이 준비됐다는 신호솜털은 씨앗이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갈 채비를 마쳤다는 뜻이거든요. 자연 상태라면 그냥 날아가버릴 씨앗을 우리가 먼저 받아두는 거예요. 완전히 말린 다음에 털면 안 됩니다. 마른 잎이 바스러지면서 씨앗에 섞이거든요. 그러면 나중에 골라내는 게 훨씬 번거로워져요. 솜털이 충분히 올라왔을 때, 바로 그때 잘라야 합니다. 후려치면 됩니다방법은 단순해요.넓은 천막을 깔고 가운데 큰 통을 놓습니다...

[소자농의 자연농사] 씨앗이 나를 키웠다 — 토종씨앗과 함께한 10년

[소자농의 자연농사] 씨앗이 나를 키웠다 — 토종씨앗과 함께한 10년토종씨앗으로 도시농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10여 년이 되었습니다.처음에는 씨앗이 그저 신비로웠습니다. 작은 알 하나에 수백 년의 시간이 담겨 있는 것 같았고, 이름조차 생소한 작물을 만날 때마다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설레었거든요. 지금은 다릅니다.상추, 배추, 아욱은 물론이고 깨, 들기름, 마늘, 양파, 파, 생강까지 — 집에서 먹는 것들을 스스로 길러 자급하면서 씨앗을 받는 일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가을에 받고, 봄에 다시 심고, 남는 씨앗은 이웃과 나누는 일이 숨 쉬듯 당연해졌어요.그렇게 10년을 살다 보니, 어느 날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자주색 감자에서 분홍이 돋았다작년 일이었습니다. 토종 자주감자를 수확하는데, 알 하..

[소자농의 자연농사] 도시텃밭에서 마늘·양파·생강을 나눠주지 말라고요?

[소자농의 자연농사] 도시텃밭에서 마늘·양파·생강을 나눠주지 말라고요? 나눠줬다가, 다시 마트를 갔다상추나 고추, 토마토, 오이 같은 채소는 수확 기간이 깁니다. 조금씩, 꾸준히 딸 수 있어요. 넉넉히 가져다 먹고도 남으면 이웃한테 한 봉지 챙겨줄 수 있죠. 그 여유가 텃밭 농사의 즐거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늘, 양파, 생강은 다릅니다. 이 셋은 한 번에 캐서 저장해 두고 오래 먹는 양념채소입니다. 텃밭 규모가 작은 도시농부에게는 애초에 많이 나오지도 않아요. 수확 직후 주변에 나눠주고 나면, 정작 우리 집 먹을 게 없어서 결국 마트를 가게 됩니다. 내가 기른 마늘인데. 흙에서 자란 것과 유통된 것 사이마트에서 파는 마늘·양파·생강, 친환경이나 유기농 표시가 없다면 재배 과정에서 토양 살충제..

[소자농의 자연농사] 가뭄에 물 주는 법 — 뿌리를 아래로 보내는 일

[소자농의 자연농사] 가뭄에 물 주는 법 — 뿌리를 아래로 보내는 일가뭄이 길어졌다. 밭에 나가보면 흙이 갈라져 있고, 작물 잎이 아침부터 처진다. 이럴 때 물을 어떻게 줘야 할까. 그냥 호스 들고 흠뻑 뿌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물 주는 방법에 따라 뿌리가 어디에 자리 잡느냐가 달라지거든요.기본은 하나입니다. 밭 표면을 먼저 덮는 것. 풀이든 낙엽이든 짚이든 왕겨든 톱밥이든, 유기잔사물로 흙을 덮어두면 수분 증발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어요. 물 주기 전에, 이게 먼저입니다. 한 번에 다 주지 말고, 나눠서 두 번흙이 오래 말라있으면 처음 물을 줘도 겉만 적시고 대부분 흘러내려 버립니다. 딱딱하게 굳은 흙이 물을 제대로 흡수하질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방법이 있어요. 먼저 충분히 한 번 줍니다. ..

[소자농의 자연농사] 마늘 자리에 팥을 심는다

[소자농의 자연농사] 마늘 자리에 팥을 심는다 — 3모작의 실험6월이 되면 밭이 바빠집니다. 마늘 줄기가 쓰러지고, 양파 목이 눕기 시작하면 수확할 때가 된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시점에 이미 다음 작물을 생각하고 있어요. 비워둔 땅이 아깝다는 게 아니라, 흙이 쉬는 동안에도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올해는 여기에 40일팥을 끼워보려 합니다. 마늘이 자리를 비우기 전에방법은 두 가지예요. 마늘과 양파를 뽑기 전에 밭 가장자리나 빈 공간에 미리 직파해 두는 것. 아니면 모종을 따로 길러 두었다가 수확 직후 바로 아주심는 것. 어느 쪽이든 작물 사이의 공백을 줄이는 게 핵심입니다. 이렇게 하면 올해 한 해, 마늘·양파 → 40일팥 → 김장배추로 이어지는 3모작이 가능할지도 몰라요. 40일..

[소자농의 자연농사] 고구마활착, 신문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소자농의 자연농사] 신문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뿌리가 없는 닷새고구마순을 심고 나면, 그 순은 당분간 혼자입니다.뿌리가 아직 없거든요. 정확히는, 새 뿌리가 흙 속에 자리 잡기까지 5~7일이 걸립니다. 그 사이 순은 물도 양분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태예요. 그런데 땡볕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잎에서는 계속 수분이 빠져나가고, 흡수하는 물은 없으니 순이 늘어지고, 잎이 타들어 가고, 심한 경우엔 그냥 멈춰버립니다.그래서 덮어주는 겁니다. 신문지 한 장의 일방법은 단순해요. 심은 직후, 고구마순 위에 신문지나 부직포를 덮어두는 겁니다. 5~7일이면 됩니다.덮개 하나가 하는 일이 꽤 많거든요. 햇볕을 걸러주니 잎에서 수분이 덜 날아갑니다. 흙 표면도 그늘이 지니 습기가 오래 머뭅니다. 한여름엔 땅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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