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자농의 자연농사] 신문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뿌리가 없는 닷새
고구마순을 심고 나면, 그 순은 당분간 혼자입니다.
뿌리가 아직 없거든요. 정확히는, 새 뿌리가 흙 속에 자리 잡기까지 5~7일이 걸립니다. 그 사이 순은 물도 양분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태예요. 그런데 땡볕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잎에서는 계속 수분이 빠져나가고, 흡수하는 물은 없으니 순이 늘어지고, 잎이 타들어 가고, 심한 경우엔 그냥 멈춰버립니다.
그래서 덮어주는 겁니다.
신문지 한 장의 일
방법은 단순해요. 심은 직후, 고구마순 위에 신문지나 부직포를 덮어두는 겁니다. 5~7일이면 됩니다.
덮개 하나가 하는 일이 꽤 많거든요. 햇볕을 걸러주니 잎에서 수분이 덜 날아갑니다. 흙 표면도 그늘이 지니 습기가 오래 머뭅니다. 한여름엔 땅 온도가 꽤 올라가는데, 덮어두면 그 열기를 눌러줄 수 있어요. 뿌리가 내리기에 딱 좋은 온도가 유지되는 거죠.
"심을 때 물 한 번 흠뻑 주고 덮어두면, 웬만해선 더 안 줘도 돼요."
매일 물을 주러 밭에 나오기 어려운 분들한테는 특히 쓸 만한 방법입니다. 심는 날 충분히 적셔두고 덮어두면, 그 습기가 꽤 오래 갑니다.
닷새 뒤, 밭이 달라져 있다



실제로 덮어준 순은 시들지 않아요. 뿌리가 조용히, 안정적으로 내려갑니다. 덮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초기 생육이 5~7일 정도 앞서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뿌리가 이미 충분히 발달한 모종이라면, 매일 물주기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꼭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한번 해보면 알게 됩니다.
신문지를 걷어낼 때 흙을 살짝 들춰보면, 하얀 뿌리가 벌써 여러 갈래로 뻗어 있어요. 그걸 보면, 이 닷새 동안 땅 아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절로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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