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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농사 14

[소자농의 자연농사] 가뭄에 물 주는 법 — 뿌리를 아래로 보내는 일

[소자농의 자연농사] 가뭄에 물 주는 법 — 뿌리를 아래로 보내는 일가뭄이 길어졌다. 밭에 나가보면 흙이 갈라져 있고, 작물 잎이 아침부터 처진다. 이럴 때 물을 어떻게 줘야 할까. 그냥 호스 들고 흠뻑 뿌리면 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물 주는 방법에 따라 뿌리가 어디에 자리 잡느냐가 달라지거든요.기본은 하나입니다. 밭 표면을 먼저 덮는 것. 풀이든 낙엽이든 짚이든 왕겨든 톱밥이든, 유기잔사물로 흙을 덮어두면 수분 증발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어요. 물 주기 전에, 이게 먼저입니다. 한 번에 다 주지 말고, 나눠서 두 번흙이 오래 말라있으면 처음 물을 줘도 겉만 적시고 대부분 흘러내려 버립니다. 딱딱하게 굳은 흙이 물을 제대로 흡수하질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방법이 있어요. 먼저 충분히 한 번 줍니다. ..

[소자농의 자연농사] 마늘 자리에 팥을 심는다

[소자농의 자연농사] 마늘 자리에 팥을 심는다 — 3모작의 실험6월이 되면 밭이 바빠집니다. 마늘 줄기가 쓰러지고, 양파 목이 눕기 시작하면 수확할 때가 된 거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 시점에 이미 다음 작물을 생각하고 있어요. 비워둔 땅이 아깝다는 게 아니라, 흙이 쉬는 동안에도 뭔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올해는 여기에 40일팥을 끼워보려 합니다. 마늘이 자리를 비우기 전에방법은 두 가지예요. 마늘과 양파를 뽑기 전에 밭 가장자리나 빈 공간에 미리 직파해 두는 것. 아니면 모종을 따로 길러 두었다가 수확 직후 바로 아주심는 것. 어느 쪽이든 작물 사이의 공백을 줄이는 게 핵심입니다. 이렇게 하면 올해 한 해, 마늘·양파 → 40일팥 → 김장배추로 이어지는 3모작이 가능할지도 몰라요. 40일..

[소자농의 자연농사] 고구마활착, 신문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소자농의 자연농사] 신문지 한 장이면 충분하다 뿌리가 없는 닷새고구마순을 심고 나면, 그 순은 당분간 혼자입니다.뿌리가 아직 없거든요. 정확히는, 새 뿌리가 흙 속에 자리 잡기까지 5~7일이 걸립니다. 그 사이 순은 물도 양분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태예요. 그런데 땡볕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잎에서는 계속 수분이 빠져나가고, 흡수하는 물은 없으니 순이 늘어지고, 잎이 타들어 가고, 심한 경우엔 그냥 멈춰버립니다.그래서 덮어주는 겁니다. 신문지 한 장의 일방법은 단순해요. 심은 직후, 고구마순 위에 신문지나 부직포를 덮어두는 겁니다. 5~7일이면 됩니다.덮개 하나가 하는 일이 꽤 많거든요. 햇볕을 걸러주니 잎에서 수분이 덜 날아갑니다. 흙 표면도 그늘이 지니 습기가 오래 머뭅니다. 한여름엔 땅 온..

[소자농의 자연농사] 텃밭예술: 섞어짓고 사이짓기

밭은 줄 세우는 곳이 아니다텃밭에서 작물을 '줄 맞춰' 심는 건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잖아요. 그런데 그 줄이, 사실은 자연의 방식이 아닐 수 있거든요.섞어짓기와 사이짓기. 이 두 가지는 단순한 재배 기술이 아니에요. 밭을 하나의 살아있는 생태계로 바라볼 때 비로소 가능한 방식입니다.섞어짓기 — 서로 다른 것들이 어울릴 때섞어짓기는 서로 다른 작물을 한 공간에 함께 심는 방식이에요. 키가 큰 작물 옆에 낮은 작물을 두고, 뿌리가 깊은 것 곁에 얕은 것을 붙여 심습니다. 땅속과 땅 위, 두 층을 동시에 쓰는 거죠.그렇게 심어두면 밭에서 보이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해요. 어떤 작물은 옆에 있는 것의 병해충을 억제하고, 어떤 것은 흙속 미생물 환경을 바꿔놓고, 또 어떤 것은 이웃 작물의 생육을 조용히 돕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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