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자농의 자연농사] 도시텃밭에서 마늘·양파·생강을 나눠주지 말라고요?
나눠줬다가, 다시 마트를 갔다
상추나 고추, 토마토, 오이 같은 채소는 수확 기간이 깁니다. 조금씩, 꾸준히 딸 수 있어요. 넉넉히 가져다 먹고도 남으면 이웃한테 한 봉지 챙겨줄 수 있죠. 그 여유가 텃밭 농사의 즐거움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늘, 양파, 생강은 다릅니다.
이 셋은 한 번에 캐서 저장해 두고 오래 먹는 양념채소입니다. 텃밭 규모가 작은 도시농부에게는 애초에 많이 나오지도 않아요. 수확 직후 주변에 나눠주고 나면, 정작 우리 집 먹을 게 없어서 결국 마트를 가게 됩니다. 내가 기른 마늘인데.
흙에서 자란 것과 유통된 것 사이
마트에서 파는 마늘·양파·생강, 친환경이나 유기농 표시가 없다면 재배 과정에서 토양 살충제, 살균제, 제초제가 들어갔을 수 있습니다. 뿌리작물은 흙 환경의 영향을 그대로 받거든요. 크기를 키우려고 비료와 물을 많이 쓰기도 하고, 저장·유통 과정에서 품질 차이도 생깁니다. 수입산이 섞여 도는 품목도 있어요.
양이 적어도, 내가 기른 건 다릅니다. 어떤 흙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압니다. 그게 이 먹거리를 소중하게 만드는 이유예요.

잘 나눠주는 것도, 잘 챙기는 것도 농사다
나눔은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작은 텃밭에서 정성껏 키운 양념 뿌리채소는, 1년 내내 우리 식탁을 책임지는 자산이기도 해요.
상추, 고추, 오이는 넉넉히 나눠주세요. 마늘, 양파, 생강은 잘 갈무리해 두고 천천히 드세요. 나누는 마음과 챙기는 지혜, 둘 다 농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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