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농사 이야기11 [제7화: 입하] 흰쌀밥이 나무에 피었습니다 [제7화: 입하] 흰쌀밥이 나무에 피었습니다— 5평 생태 텃밭, 여름을 세우는 법 흰쌀밥 한 그릇이 나무에 피었습니다. 도심 가로수 길을 걷다 문득 고개를 들면 이팝나무가 온몸에 탐스러운 흰 꽃을 소복하게 달고 서 있습니다. 이팝나무라는 이름 자체가 '이밥나무', 즉 흰쌀밥을 닮은 꽃이 피는 나무에서 왔다는 말이 있을 만큼, 꽃송이 하나하나가 밥그릇에 소복하게 담긴 쌀밥을 닮았습니다. 그런데 이 나무는 매년 어김없이 입하(立夏) 무렵에 맞춰 꽃을 피웁니다. 봄바람에 꽃잎이 흩날리기 시작할 무렵이면, 땅은 이미 봄의 문턱을 슬그머니 넘어서 있습니다. 만물이 푸르게 일어서는 절기, 입하입니다. 절기 이야기: 짙어지는 녹음 속에서 여름을 세우다입하(立夏)는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로, 양력으로는 보통 5월.. 2026. 5. 2. [도시텃밭농사팁] 뿌리가 게을러지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5가지 비결 텃밭에 물을 너무 많이 주고 있었다뿌리가 게을러지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5가지 비결 서울의 어느 큰 텃밭에서 하루 수도 사용량이 20톤이 넘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텃밭에 오면 제일 먼저 물부터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호스를 들고 한 줄 한 줄 작물을 살피며 물을 뿌리는 그 시간. 흙 냄새가 올라오고, 잎사귀가 반짝이고, 도시의 소음이 잠깐 멀어집니다. 그래서인지 더 많이, 더 자주 주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물을 주며 만족하는 농부들처럼 작물에게, 텃밭에게 물주기는 좋기만 할까요? 물을 많이 받은 작물은 뿌리를 게을리한다뿌리는 물을 찾아 움직입니다. 깊이, 넓게, 더 먼 곳까지. 그런데 매일 지표면에 물이 넘치면 뿌리는 굳이 깊이 내려갈 이유가 없습니다. 얕은 곳에 머물러도 충분하니까요. 얕은 뿌리.. 2026. 4. 29. [제6화: 곡우] 봄비가 씨앗을 깨웁니다 절기 이야기 : 곡우, 곡식을 살찌우는 비곡우(穀雨)는 24절기 중 여섯 번째 절기로, 청명과 입하 사이인 양력 4월 20일 무렵에 찾아옵니다. '곡식(穀)을 살찌우는 비(雨)'라는 뜻을 담고 있는데, 이름 하나에 이 절기의 의미가 다 담겨 있습니다. 봄의 마지막 절기이기도 합니다. 땅속 온도가 씨앗이 싹을 틔우기에 딱 알맞게 올라오는 이 무렵, 봄비까지 더해지면 씨앗은 드디어 기지개를 켭니다. 자연이 스스로 파종 신호를 보내는 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조들은 곡우를 아주 신성하게 여겼습니다. 한 해 농사의 핵심인 볍씨를 물에 담가 싹을 틔우는 일이 이 무렵에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볍씨를 담근 항아리에는 금줄을 쳐서 잡것의 접근을 막았고, 이를 돌보는 사람에게는 부정한 일을 삼가도록 하는 엄격한 금기.. 2026. 4. 18. [제5화: 청명] 하늘이 맑아지는 생명의 정점 절기 이야기: 청명, 온 세상이 맑고 밝게 빛나는 봄의 절정청명(淸明)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태양의 황경(黃經)이 15도에 도달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보통 양력으로는 4월 4일이나 5일경에 해당하며, 말 그대로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긴 겨울의 잔재였던 음의 기운이 완전히 물러나고, 대지 위에 온전한 양기가 가득 차면서 가시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온 세상이 맑고 깨끗하게 보이는 자연 현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청명 절기를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력의 극치로 이해했습니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유명한 속담은 이 시기 대지가 머금고 있는 수분과 온도가 식물의 성장에 얼마나 최적화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2026. 3. 31. [제4화: 춘분] 농사의 시작, 시농제 [제4화: 춘분] 농사의 시작, 시농제 춘분(春分)은 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로, 태양이 황도와 적도가 교차하는 춘분점에 위치하여 낮과 밤의 길이가 정확히 같아지는 시기입니다. 이는 물리적으로 음과 양의 기운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우주적 전환점이며, 대지 위에서는 긴 겨울의 침묵을 깨는 본격적인 농사의 시작점입니다. "춘분 바람에 장독 깨진다"거나 "이월 바람에 검은 쇠뿔이 오그라진다"는 속담처럼, 이 시기에는 바람신(風神)의 시샘으로 매서운 꽃샘추위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지만, 텃밭의 흙 속에서는 이미 미생물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이르게 뿌려진 씨앗들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합니다. 도시농부들에게 춘분은 단순히 달력상의 날짜가 아니라, 흙과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 해의 풍요를 설계하는 가장 분주한 시간입니.. 2026. 3. 17. [제3화: 경칩] 땅속 생명이 기지개 켜는 소리, 도시텃밭 강낭콩 이야기 [제3화: 경칩] 땅속 생명이 기지개 켜는 소리, 도시텃밭 강낭콩 이야기 절기 이야기: 깨어나는 대지, 경칩의 생명력경칩(驚蟄)은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로, 우수(雨水)와 춘분(春分) 사이에 위치하며 양력으로는 3월 5일경에서 6일경에 해당합니다. 한자 뜻을 풀이해보면 '놀랄 경(驚)'자에 '숨을 칩(蟄)'자를 씁니다. 이는 겨울잠을 자던 벌레와 개구리들이 첫 번째 천둥소리에 놀라 땅 밖으로 나온다는 흥미로운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이 시기를 '계칩(啓蟄)'이라 불렀으나, 한나라 경제의 이름인 '계(啓)'자를 피하기 위해 '경(驚)'자로 바꾸어 부르게 된 역사적 배경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계칩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는 만물이 생동하며 움트기 시작하는 경칩이라.. 2026. 2. 26. [제2화: 우수]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는 생명의 전령 [제2화: 우수] 얼어붙은 대지를 녹이는 생명의 전령 대지의 갈증을 해소하는 하늘의 선물, 우수(雨水)입춘(立春)이 봄의 관념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면, 우수(雨水)는 물리적 실체로서의 봄이 대지에 내려앉는 시기입니다. 태양의 황경이 330도에 이르는 이 무렵은 양력으로 대략 2월 18일이나 19일경에 해당하며, 이름 그대로 '눈이 녹아 비가 되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전이의 정점입니다. 선조들은 이 시기의 기상 변화를 단순히 온도의 상승으로만 보지 않고, 우주의 음기가 물러나고 양기가 지표면으로 스며들어 만물을 소생시키는 역동적인 생명 활동의 서막으로 이해했습니다. 우수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속담인 "우수 경칩에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말은 긴 겨울 동안 대지를 짓누르던 동토의 제약이 해제됨.. 2026. 2. 18. [제1화: 입춘] 언땅을 뚫고 일어서는 생명의 기운 [제1화: 입춘] 언땅을 뚫고 일어서는 생명의 기운 절기 이야기: 입춘, 겨울의 끝자락에서 피어나는 봄의 선언 입춘(立春)은 24절기의 첫 번째 절기로서, 태양이 황경 315도에 위치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보통 양력으로는 2월 4일경에 해당하며, 긴 겨울의 끝을 알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시작됨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는 날입니다. 한자 '立'은 흔히 '들 입(入)'으로 오해받기 쉬우나, 실제로는 '설 립(立)'자를 사용합니다. 이는 봄의 기운이 단순히 들어오는 것을 넘어, 차가운 대지를 뚫고 생명의 기운이 꼿꼿하게 일어선다는 능동적이고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전통적으로 입춘 전날은 한 해의 마지막이라는 의미를 담아 '절분(節分)'이라 불렀습니다. 이날 밤은 '해넘이'라고 하여 방이나 문에 콩을 뿌려 .. 2026. 1. 29. 마음이 모여서 마을로 이어지는 시농제, 만수마을이음텃밭의 도시농부들 만수마을이음텃밭에서는 작년부터 시농제를 함께 하기 시작했습니다.농사를 시작하는 시기에 함께 모여 즐거운 한때를 보내기도 하고, 올해 텃밭에서 함께 할 분들과 시작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하고, 감자를 심고 나눌 생각에 들뜨기도 하지요. 2025년 3월 22일(토) 오후가 되자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2시가 되자 텃밭 공터에 사람들이 모여 시농제가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인사를 나누고, 오늘 텃밭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을 소개합니다. 딱 정해진 내용이라기 보다는 텃밭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안내한다는 느낌이죠. 봄나물캐기, 전통놀이, 땅파기, 떡매치기 같은 것들이죠. 생각보다 참여하신 분들이 자유롭고 느긋하게 그리고 알아서 잘 참여합니다.아이들 참여자들이 많아서, 텃밭이 더 활기차 보입니다... 2025. 3. 28. 도시 경작 선언문(Manifest) 도시 경작 선언문(Manifest) 도시가 우리의 텃밭이다. 몇해 전부터 많은 도시에서 새로운 형태의 공동텃밭이 생기고 있다. 이러한 도시 공동체텃밭은 도시에서의 좋은 삶을 위한 실험공간이다. 우리 도시농부들은 다 함께 노는 땅을 만남의 장소로 바꾸고, 자신의 씨앗을 채취하며, 고층건물 사이와 그 위에서 벌을 치고, 다양한 방식의 퇴비 만들기를 실험하며, 수확한 채소를 보존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다. 우리는 살만한 가치가 있는 도시와 미래지향적인 도시성을 지지한다. 우리는 소비를 강요 받지 않으면서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공간이 민주적이고 다원적인 도시사회를 위해 얼마나 소중한지 매일같이 느끼고 있다. 도시 공동체텃밭은확대되는 공공공간의 사유화와 상업화에 맞서는 공유재이다. 문화적, 사회적, 세대간 .. 2024. 9. 30. 올해 나누어질 18종 감자 특성을 소개합니다. 올해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소소한 감자축제를 시작으로 18종류의 토종감자들을 (유료)나눔합니다.부득이하게 생산하는데 노력이 들어가는 감자라 다른 토종씨앗을 무료나눔하는 것과 다르다는 점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소자농(유형민 부평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인천토종학교 교장)은 올해 28종류의 감자농사를 지었습니다. 이중에 나눔할 만큼 충분한 감자 18종류를 여러분들에게 보급하기 위해, 6월 27일 토종감자에 대한 특강을 시작으로 6월 29일 소소한 감자축제 때부터 여러종류를 골라 3kg기준 2만원에 나눔(판매)합니다. [18종류 감자의 특성, 씨앗이야기, 맛있게 먹는 방법] 각 감자별 특성을 살펴보세요. (시간을 클릭하시면 바로 해당 설명으로 이동합니다.) 00:00 18종류 어떤 감자가 있나? 00:52.. 2024. 6. 2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