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도시를 경작하라!

지구를 살리는 도시농부들의 공동체

통일쌀을 응원해주세요. 자세히보기

도시농업/도시농부들 39

[소자농의 자연농사] 선비콩 한 그릇

[소자농의 자연농사] 선비콩 한 그릇 — 조선 선비가 먹던 콩을 아들이 먹었다마른 선비콩을 물에 불리지 않았습니다. 그냥 두유제조기에 넣고 갈았어요. 콩국수를 해서 아들 앞에 놓았더니 한 그릇을 다 비웠습니다. "맛나다"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요.선비콩은 그런 콩입니다. 불리지 않아도 됩니다. 오래 공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씁니다. 조선 선비의 이름을 얻은 콩선비콩은 오래된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쓴 《임원경제지》 〈본리지〉에 이런 기록이 있거든요."黃皮臍左右有黑點者 名儒執"누런 껍질에 배꼽 좌우로 검은 점이 있는 것을 유집(儒執)이라 한다는 뜻입니다. 유집, 선비가 쥔다는 말이죠. 이 기록이 수백 년을 건너 지금 이 콩알 한 줌과 연결됩니다. 실제로 선비콩 종자를 들여다보..

[새로운시도 지원사업] 콩 심은 데 콩 나고, 콩 심은 데 '진짜 장'이 납니다! 전통 장 담그기

콩! 심은데 장난다: 토종콩 재배 및 전통 장 담그기 소모임 콩! 심은데 장난다(이하 콩장)는 교육활동가모임 '흙놀이'의 1기, 2기 강사단이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숙성된 장 담그기 문화를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후배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결성한 소모임입니다. 직접 재배한 우리 토종콩으로 전통 장을 담그며 토종 작물과 장 문화의 소중함을 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활동내용은 장 담그기, 토종콩 재배하기, 수확한 콩으로 메주 쑤기, 발효 및 장 가르기, 그리고 나눔으로 이어집니다. 올해가 첫 해이다 보니 전통 방식으로 메주를 쑤는 발효학교에서 메주를 공수해 지난 3월 27일 금요일 장을 담그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텃밭에서 각종 토종콩을 직접 재배하면 올 가을에는 그 콩으로 메주를 쑬 ..

[소자농의 자연농사] 파는 파가 아니었다

토종파 세 종류와 양대파, 날것으로 씹어보다올봄, 네 종류의 파를 생으로 씹어봤어요.목긴대파, 백령파, 쇠꼬리파, 양대파. 익혀 먹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드러났어요. 날것 그대로의 향, 혀에 닿는 조직감, 뒤따라오는 매운맛의 결. 같은 "파"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싶었어요. 단단하고 깔끔한 — 목긴대파이름에 "긴대"가 붙었다고 해서 흰 대가 길게 올라오는 건 아니거든요. 파줄기를 깊이 심지 않으면 그렇게 안 됩니다.씹어보면 조직이 단단해요. 일반 대파에서 흔히 느껴지는 미끈한 점액질이 거의 없어서 입안이 깔끔해요. 파향은 생각보다 강하게 치고 올라오지 않아요. 결이 담백해요. 대신 매운맛은 직선적이에요. 혀끝을 또렷하게 건드리고 끝나요.투박하지만 선 굵은 맛. 군더더기 없는 파예요.오래된 맛이 난다..

[소자농의 자연농사] 봄에 신선함을 담은 상추열무김치

봄밭에서 바로 담그는 상추열무김치봄밭에서 막 올라온 열무와 상추로 겉절이 김치를 담갔습니다.오래 묵혀 저장해서 먹는 반찬이 아닙니다. 갓 딴 푸성귀의 향과 질감을 그날 바로 즐기는 데 매력이 있는 김치거든요. 아삭한 열무와 부드러운 상추. 이 둘의 대비가 봄철 밥상에 생기를 더합니다.열무는 씨알텃밭에서 자란 토종 벗들무시, 상추는 평창적상추입니다. 열무밭 헛골에는 커피박을 뿌렸어요. 벌레를 기피시키는 방식입니다. 죽이는 게 아니라, 오지 않게 하는 거죠. 절이는 시간이 전부다열무는 굵은소금으로 40분 절입니다. 딱 그 시간이 적당해요. 풋내는 가라앉고, 줄기 속살은 살아있거든요. 중간에 한두 번 뒤집어 절임이 고르게 되도록 합니다.헹굴 때는 찬물에 가볍게 한 번. 너무 세게 짜지 말고 물기만 빼주세요.상..

[소자농의 자연농사] 1년, 흙을 되살리는 시간

1년, 흙을 되살리는 시간무경운·유기물 순환으로 토양을 바꾼 씨알텃밭의 기록소자농 유형민 공동체 씨알텃밭의 한 구성원이 지난 1년간 실천한 농법은 단순한 재배 기술의 전환을 넘어, 토양을 대하는 관점 자체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는 작년 4월부터 밭을 갈지 않는 무경운(無耕耘) 방식을 택했고, 외부에서 공급되는 비료와 농약에 의존하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버려지는 것들이 밭의 자원이 되다대신 도시에서 버려지는 유기물을 자원으로 받아들였다. 백화점에서 발생하는 폐과일과 채소는 밭의 표면을 덮는 피복재로 사용되었고, 버섯농장에서 배출되는 폐배지(廢培地)는 일정한 주기로 토양 위에 쌓였다. 20평 기준 분기마다 1~2톤백에 달하는 양이 투입되었으니, 이는 단순한 보조적 투입이 아니라 토양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

퍼머컬처 읽기 네번째 모임 - 다양성과 생태계서비스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것에 대하여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숲은, 처음부터 단단했던 것이 아닙니다. 바하마의 작은 모래톱, 샌디케이. 지름이 수십 걸음에 불과한 이 섬에 처음 내려앉은 것은 바닷새였습니다. 배설물이 모래를 조금 비옥하게 만들었고, 바람이 씨앗을 날랐습니다. 극한을 견디는 선구 식물이 먼저 뿌리내렸고, 그 그늘 아래 더 섬세한 것들이 자라났습니다. 수백 년이 흐르며 동심원의 작은 숲이 완성되었습니다. 아무도 설계하지 않았습니다. 외부에서 투입한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거기 있습니다.이번 모임에서 읽은 『퍼머컬처 매뉴얼』 10장부터 13장까지는, 사실 이 질문 하나를 붙들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망가지지 않는가. 그리고 망가져도 어떻게 돌아오는가. 이번 읽기모임에 내용을 요약하자..

[소자농의 자연농사] 계양구 상야동에서 흙과 함께, 삶의 균형을 되찾다

자급하는 씨알텃밭 생활계양구 상야동에서 흙과 함께, 삶의 균형을 되찾다 - 소자농 유형민 자급하는 텃밭 생활은 단순한 취미나 식량 확보의 수단을 넘어, 인간이 자연의 질서 속에서 삶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동양적 생활 철학의 실천 형태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풍요와 편의를 제공하는 대신 인간을 시장과 기술 체계에 깊이 종속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 식생활의 왜곡과 건강의 불균형, 그리고 삶의 주도권 상실이라는 문제를 낳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텃밭을 통한 자급 생활은 외부 의존을 절제하고 스스로의 삶을 돌보는 최소 단위의 자립 구조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를 줄이는 것동양 사상에서 자급의 근본은 '많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필요를 줄이는 것'에 있다...

[새로운시도 지원사업] 논습지 생태 아카이브 출발! 토종벼 논습지의 기억을 잇다

논습지 동아리: 논습지 생태 아카이브 출발! 토종벼 논습지의 기억을 잇다 논습지 동아리는 2023년 3월 논학교 수업을 하는 교육활동가들이 교육커리큘럼을 함께 만들고 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모임으로 출발했다. 인천 구월초등학교와 사리울초등학교 운동장에 논이 조성되면서 이를 담당할 전문 강사로 투입된 활동가들이 회원이었다. 당시 회원들의 논농사 지식은 어릴적 기억, 어깨너머로 본 것, 책에서 얻은 정보가 전부였다. 벼농사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그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제로 벼농사를 지어보는 보는 것. 이런 고민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만수이음텃밭에 논을 조성해 주어서 해결이 되었다. 이후 벼농사 경력과 실력이 쌓여 회원의 범위가 확대되었다. 2025년에는 10명의 회원이..

‘새로운시도’ 지원사업 그 첫 번째 이야기

도시를 일구는 손길이 모여 희망의 싹을 틔웁니다안녕하세요,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 여러분!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2026년의 봄, 우리 네트워크에도 기분 좋은 새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지난 정기총회에서 회원 여러분의 목소리를 모아 결정했던 ‘새로운시도 지원사업’이 드디어 그 첫 번째 결실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이웃들이 꿈꾸는 소중한 도전과 그 과정을 따뜻한 이야기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단 3일 만에 확인한 도시농부들의 뜨거운 열정이번주초 모든 회원들에게 발송한 사업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채 며칠이 지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사무국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요. 단 3일 만에 다섯 개의 소모임에서 기다렸다는 듯 신청서를 보내주셨기 때문입니다. “이런 활동도 가능할까요?”라며 조심스레 건네주신 문..

[2025 성과공유회] 첫 번째 이야기- 생태로운 삶으로의 전환

성과공유회 1부의 첫 번째 이야기는 도시텃밭에서 마주한 '생태로운 삶으로의 전환'을 주제로 네 명의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과 더불어 '생태전환' 이라는 말이 많이 들리고 있다. 도시농업이나 환경 분야의 교육을 받아본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단어지만 여전히 낯설게 느껴진다. '생태전환'이 무엇일까?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생태전환' 에 대한 정의를 소개했다. 생태; 단순히 생물이 사는 모습(Life)을 넘어, 생물과 그 주변의 환경(Habitat)이 관계맺고 살아가는 총체적인 상태전환; 환경, 사회 구조, 경제 등 다방면에서 기존의 방식을 개선하는 것을 넘어 근본적인 틀을 바꾸고 실현하는 것생태전환이란, '삶의 전반을 관계와 공존 중심의 생태로운 방식으로 ..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