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습지 동아리는 2024년 논학교 수업을 하는 교육활동가들이 교육커리큘럼을 함께 만들고 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모임으로 출발했다. 인천 구월초등학교와 사리울초등학교 운동장에 논이 조성되면서 이를 담당할 전문 강사로 투입된 활동가들이 회원이었다. 당시 회원들의 논농사 지식은 어릴적 기억, 어깨너머로 본 것, 책에서 얻은 정보가 전부였다. 벼농사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여러가지로 방법을 생각해 냈는데 그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은 실제로 벼농사를 지어보는 보는 것. 이런 고민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에서 만수이음텃밭에 논을 조성해 주어서 해결이 되었다. 그동안의 벼농사 경력과 실력이 쌓여 2025년에는 10명의 회원이 활동했고 2026년에는 회원모집이 조기 마감되어 14명의 회원이 활동한다.
논습지 동아리의 활동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네이버카페에 세세히 기록하고 있다. 2025년 1년간의 활동을 세심하게 기록했고 마지막에 회원들의 만족도 설문조사까지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덕분에 <새로운 시도 지원사업>에 선정되었으며 올해는 그동안의 활동 기록을 모아 '논습지 생태 아카이브, 토종벼 논습지 기억을 잇다'라는 제목으로 기록물을 출판해보기로 했다.
2026년 3월 7일, 논습지 동아리가 출발했다. 오늘의 목표는 탈곡, 도정, 계란꾸러미 만들기, 밥상 나눔이다. 하! 첫날부터 너무 빡빡한 일정. 논습지 동아리 회원들의 열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홀태로 탈곡하기
작년 송도이음텃밭에서 기증한 벼가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사무실 벽에서 겨울 동안 잘 말랐다. 홀태로 탈곡해서 올해 심을 볍씨를 마련하기로 했다. 두 개의 홀태로 탈곡을 시작했는데 너무 바짝말라서 낱알이 떨어지기보다는 이삭채 꺾어지는 것이 많았다. 모판을 만들 때도 도정을 할 때도 이삭이 그대로 있으면 좋지 않다. 구멍이 있는 바구니에 힘껏 비벼서 낱알로 털어내고 까락도 털어내는 작업을 했다. 양은 많지 않았지만 총 일곱종을 구분하여 작업하는 일이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10명이 넘는 회원들이 모두 힘을 모으니 빠르게 마무리 되었다.



탈곡한 벼 정선하기
벼농사 전 과정이 많은 노동력이 필요하지만 그중 가장 큰 난이도에 속하는 것이 벼 정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탈곡한 벼를 깨끗한 알곡으로 정돈하기까지 많은 노력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푸라기를 골라내고 억센까락을 비벼서 떼어내고 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음텃밭에서 기증한 조동지, 붉은차나락, 귀도, 보리벼, 장삼도, 까투리찰, 북흑조 일곱종의 토종벼와 논습지 동아리에서 2025년에 농사지은 각시나, 멧돼지찰, 홍두나, 해바람에서 채종한 옥경이 까지 모두 정선했다.
이 품종들 중 어떤 것을 염수선하고 모판을 만들지는 이후 논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다. 11품종 정선하는데도 이렇게 분주하고 힘든데 여주에 있는 우보농장이 올해 정선할 품종이 350종이라고 한다. 그 일이 얼마나 수고롭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인지, 우보농장의 행보에 마음깊이 응원하고 힘을 보태고 싶다.




벼 도정하기
2025년 활동을 마무리 하는 날 직접 농사지은 토종벼를 정선해서 밥을 해먹으려고 했었다. '토요일엔 도시농부' 회원들까지 초대해서 같이 밥을 먹으며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당일 아침 겨우 쌀 한줌을 도정한 후 도정기가 작동을 멈췄다. 이런 난감할데가? 그동안 도정기가 덜그럭 거리며 아슬아슬 했지만 하필 이날 고장이 날 줄이야! 벼농사에서 벼를 도정하는 과정을 생략한다면 가장 중요한 과정이 빠진 것이다. 힘겹게 벼농사를 지어 밥을 해먹지 못한다면 이보다 허무한 일이 있을까?
그날의 아쉬움을 오늘 쌩쌩 돌아가는 도정기가 기쁨의 탄성으로 바꿔주었다. 눈앞에서 쌀이 나오는 것을 보고 모두 감탄! 키가 크고 까락이 억세서 정선하는 게 힘들었던 멧돼지찰을 먼저 도정했다. 멧돼지찰은 반흑미로 쌀알이 짙은 고동색 이고 줄무늬가 있는데 이것이 멧돼지의 털 색깔과 비슷하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처음에는 6분도로 다음은 4분도로 도정해 보았다. 깍임의 정도에 따라 색도 다르다.



시상하기
이어서 작년에 고구마축제 때 끝까지 체험행사를 진행하고 벼정선까지 온힘을 다한 성현영 회원에게 키를 선물했다. 현영님은 올해 도정기를 관리하는 위치파악 GPS가 되어 주기로 했다.


계란꾸러미 만들기
갓도정한 쌀밥이 지어지는 동안 계란꾸러미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첫 단계는 새끼꼬기. 새끼꼬기가 이렇게 어려운 거였어? 새끼가 잘 꼬아져야 다음단계료 나가는데.. 하하. 하루 전 물을 뿌려 놓은 볏짚이 축축하지만 실내라서 바로 건조되어 물뿌리개로 물을 뿌려가며 새끼를 꼬았다. 매듭짓는 법도 배우고 마무리로 장미모양 매듭으로 계란을 고정해준다.






갓 도정한 쌀로 지은 밥
계란꾸러미 만드느라 떠들썩한 사이 교육실에 깔금하고 단정한 밥상이 차려졌다. 논습지동아리의 보물 우렁이각시 김정임 선생님이벌써 밥상을 차려놓았다. 문순분 선생님이 직접 담근 된장으로 배추국도 끓여주었다. 최고의 영양분을 보유한 갓도정한 쌀밥 먹기. 바로 이것이 논동아리 활동의 백미이다.


2026년 논습지 동아리가 닻을 올렸다. 올해는 벼농사를 짓는 일 이외에도 논둑에 토종콩을 재배할 예정이다. 이밖에 우보농장의 채종포 대표단 활동 참여, 토종벼대회 참여, 생물다양성 관련 탐구 활동, 벼농사와 관련된 전통놀이, 전통시장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이 기획되어있다. 회원들 각자의 논농사에 관한 추억과 경험을 글로 모으는 작업도 이미 진행중이다.
** 봄비 오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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