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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시간의 여정, 15기 인천도시농업전문가과정 수료식

아메바!(김충기) 2026. 7. 13. 13:20

106시간의 여정, 15기 인천도시농업전문가과정 수료식

지난 7월 11일, 4개월 동안 106시간을 함께 걸어온 이들의 수료식이 열렸습니다. 3월 말부터 시작해 작물재배법부터 도시농업프로그램 기획까지 배우는 긴 여정이었습니다. 15명의 수강생 중 아쉽게 수료하지 못한 3명을 제외하고, 12명이 이 여정을 완주했습니다.

 

도시농업전문가과정은 80시간 이상의 수업을 통해 국가자격증인 '도시농업관리사'를 취득하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는 2014년부터 꾸준히 전문가를 배출해왔고, 위탁운영한 과정을 포함하면 44회의 과정 동안 900여 명의 수료자가 이 문을 나섰습니다. 올해는 직장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 시간대로 수업을 배치했습니다.

 

배운 것을 실천으로, 조별 과제 발표

수료식은 조별로 준비한 과제 발표로 문을 열었습니다. 도시농업전문가과정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이 과제는 도시농업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해보는 것입니다. 단순한 재배기술을 넘어, 도시농업으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발표하는 자리이자, 그동안 배운 재배기술과 기반조성, 프로그램 기획, 그리고 다양한 견학과 사례들을 실제로 엮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발표한 2조는 치유농업을 통한 노인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은빛 청춘가꾸기'라는 이름으로, 주간보호시설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이 기획은 조금 더 구체화한다면 충분히 좋은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발표한 3조는 실제 장소를 대상으로 '마을을 연결하는 텃밭정원'을 기획했습니다. 도시농업을 통한 관계 형성이 목적으로, 고령화된 원도심 마을의 중장년·노년 주민과 청년을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고,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세 번째로 발표한 1조 역시 지역에 바탕을 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소래포구와 공원을 잇는 '소래 인크레더블 에코-가든' 프로젝트로, 신뢰와 생태를 잇는 글로벌 커뮤니티 가든을 목표로 주민참여형 체험과 지역 활성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세 팀 모두 현실적인 바탕 위에서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과정이 끝난 이후에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실천 활동이라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발표였습니다.

 

축하하러 모인 사람들

과제 발표가 이어지는 동안 교육실 바깥은 떠들썩했습니다. 수료를 축하해주러 온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회원들이 한 명 두 명 모이기 시작했고, 교육활동가 흙놀이 회장님을 비롯해 논습지학습동아리, 이음텃밭, 해바람텃밭의 활동가들이 수료생들에게 대접할 음식 준비로 분주했습니다.

 

수료증과 함께 건넨 마음

과제 발표가 끝나고 본격적인 수료식이 시작됐습니다. 김충기 대표가 수료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수료증과 수료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지속적인 실천을 응원하는 의미로 호미와 함께, 꽃다발 대신 브로콜리 다발에 수강생들의 얼굴을 담아 만든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습니다. 12명의 모든 수료자 여러분, 축하합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는 출석우수상(이형아, 정혜진, 채정숙), 도전정신상(채정숙), 배움나눔상(정혜진), 아름다운동행상(박병남)이 수여됐습니다. 그리고 가장 열심히 과제를 준비한 쟁기조(3조)에게 우수과제상이 돌아갔습니다.

 

국수 한 그릇에 담긴 환대, 그리고 진심 어린 소감

기념사진 촬영 후에는 선배 회원들이 준비한 다양한 음식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손수 즉석에서 끓여주신 따뜻한 국수를 넉넉히 대접받았습니다. 찾아온 선배 회원들이 한 분 한 분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고, 마지막으로는 수료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진심을 담은 소감들이라 모두가 자연스럽게 집중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수료자들의 소감

  • KYB: "처음에는 수요일, 토요일마다 바쁜 일정을 쪼개 이 힘든 과정을 다 마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아내 덕분에 무사히 함께 수료할 수 있어 기쁩니다. 발표와 후기 작성 등을 든든하게 도와주신 조원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이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습니다."
  • LHS: "사실 처음에는 자격증 취득과 업무 검증이라는 개인적인 욕심을 품고 들어왔습니다. 106시간이라는 타이트하고 힘든 일정에 지각도 잦았지만, 농학 이론 중심에서 벗어나 몸소 실습하며 배운 새로운 경험들이 정말 유익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대표님을 믿고 모두 회원 가입과 후원 증액에 동참해 주시기 바라며, 저 역시 적극적인 지지자이자 행정적 지원가로 함께하겠습니다."
  • KBY: "별생각 없이 들어왔다가 도시농업에 대한 수많은 고민과 진심을 안고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동기들의 발표를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고, 우리 기수의 네트워크가 굳건히 유지된다면 앞으로 이보다 더 나은 상생 프로그램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LYJ: "대학 때 취미로 도시농업을 가볍게 접했을 때는 잘 몰랐으나, 이번 교육을 통해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는 도시농업의 참된 가치를 몸소 느꼈습니다. 업으로 삼는 것은 아니더라도, 우리 기수와 선배들이 합심해 작은 일상 속 실천들을 널리 퍼뜨리고 꿈꾸는 생태적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 JHJ: "학교에서 하던 텃밭 활동의 한계를 넓히고자 수강했는데, 도시농업이 단순히 작물을 키우는 것을 넘어 하나의 위대한 '시민 운동'임을 깨달았습니다. 몸은 고되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영감을 가득 채운 4개월이었습니다. 앞으로 잡초나 태풍 같은 현실적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내 삶 속에서 이를 어떻게 구현해 낼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겠습니다."
  • LHA: "다른 나라의 우수 사례들을 탐색하며 땅에 대한 불안감 없이 우리도 멋진 생태 공동체를 가꿀 수 있다는 확신과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 자원순환 사업 제안서를 열심히 수정하며 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산한 농작물을 매주 교류하며 직거래하는 인천만의 로컬 푸드 마켓을 성공적으로 론칭하여 타 지자체들의 모범이 되고 싶습니다."
  • PBN: "단순히 수확량을 늘리는 실용적인 법을 배우러 왔는데, 교육을 거치며 제 좁은 시야가 훨씬 넓어졌음을 느낍니다. 일반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어 지자체 스스로 유휴지를 시민텃밭으로 내놓는 환경을 함께 만들고 싶고, 저 또한 지속적으로 연대하여 돕겠습니다."
  • KJH: "수료하고 나니 어깨가 더욱 무거워집니다. 여가용 취미 교실이 아니라, 현장 연구자와 활동가들이 탄탄하게 뒷받침하는 관록 있는 체계적 단체임을 보았습니다. 행정과 민간이 함께 협력한다면 아주 훌륭한 시너지가 날 것이라 믿으며, 앞으로 자문 등의 활동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 CJS: "그냥 놀러 왔다가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는 젊은 동기들의 열정에 압도당하고 말았습니다. 먼 실습지까지 힘겹게 올 때 동기들의 배려 덕분에 편안히 수료할 수 있어 감사하며, 뒤늦은 시작이라 한계는 있지만 필요할 때 불러만 주시면 언제든 기쁘게 돕겠습니다."
  • HHM: "다소 늦게 교육에 결합하여 잘 어우러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따뜻한 포용으로 맞이해 주셔서 깊이 감사드립니다. 도시농업을 단지 작은 개인 텃밭 정도로 알았다가 '공동체'의 소중한 의미와 배려를 배우는 값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진심이 담긴 멋진 분들과 이 인연을 꾸준히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 KKY: "처음에는 단순한 개인적 힐링과 가드닝 목적으로 참여했으나, 상상 이상으로 진지하고 체계적인 활동 방식에 매우 놀랐습니다. 오랜만에 소중한 공동체에 온전히 소속되어 다채로운 동기들의 생각을 접하며 크게 배웠습니다."
  • LHC: "8년 동안 혼자 텃밭을 일구면서 가졌던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고자 지원했습니다. 매주 토요일 새벽 마라톤 훈련을 소화하느라 실습지에서는 늘 피곤함에 시달렸지만, 동기들의 너른 배려 덕분에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수료 후에도 배운 농사 지식을 바탕으로 도시농업을 끝까지 이어나가겠습니다."

 

12개의 목소리가 그린 하나의 변화

이 소감들을 하나하나 듣다 보면, 결이 다른 이야기 속에서도 공통된 흐름이 보입니다.

 

먼저, 도시농업을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입니다. 취미, 자격증, 기술 습득, 개인적인 힐링을 목적으로 시작했던 이들이 과정을 거치며 도시농업을 '공동체 구축'과 '시민 운동'으로 다시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육체적 피로를 이겨낸 정신적 충만함도 여러 소감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수요일 저녁과 토요일 실습을 106시간 동안 병행하며 몸은 고됐지만, 동기들과 소통하고 함께 꿈을 나누며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크게 치유받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체계적인 조직에 대한 신뢰 눈에 띄는 변화였습니다. 단순한 취미 교실이 아니라 현장 연구자와 오랜 역사가 뒷받침하는 관록 있는 단체의 일원이 되었다는 확신이, 로컬 마켓이나 자원순환 사업, 학교 진로 수업 연계 같은 실질적인 비전을 스스로 그려보게 만든 힘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료식은 배움의 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연대의 출발선이었습니다. 자치 임원진을 꾸려 정기 모임을 이어가고, 가을 농사 실습을 계획하고, 후속 스터디 모임을 준비하는 등 일상 속에서 배움을 실천으로 옮기려는 다짐들이 이어졌습니다.

 

다음 여정을 향해

마지막으로 15기 수료생을 대표해 앞으로 관계를 이어갈 기장을 뽑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기장, 부기장, 자문, 총무가 새로 정해졌고, 앞으로 서로를 위한 첫 자리로 졸업여행 일정도 확정지었습니다. 안성으로 떠날 졸업여행은 8월 8일입니다.

 

106시간의 과정은 끝났지만, 12개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켜보지만 말고 함께 응원하고 끌어주고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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