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로 도시를 경작하라!

지구를 살리는 도시농부들의 공동체

농사 2

[제8화: 소만] 찔레꽃 그늘 아래, 푸르게 부풀어 오르다.

소만, 차오르는 계절에 텃밭에서는산기슭 길가, 사람 손 닿지 않는 빈터마다 하얀 찔레꽃이 무더기로 피어납니다. 은은한 향기의 찔레꽃, 옛 어른들은 찔레꽃 피는 시절을 '보릿고개'라 불렀습니다. 가을에 거둔 곡식은 진작에 바닥났고, 들판의 보리는 아직 패지 않아 익기를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배고픈 아이들은 산비탈에 올라 찔레순을 꺾어 입에 물었습니다. 갓 올라온 연한 새순은 풋풋하고 달큼해서 잠시나마 허기를 잊게 해 주었다고 합니다. 어린시절 이맘때 재미삼아 꺾어 먹어보돈 찔레순의 맛이 아슴프레 기억이 날 듯합니다. 입하의 이팝나무가 흰쌀밥의 풍요 꿈꾸었다면, 소만의 찔레꽃은 그 풍요가 오기 직전, 가장 허기진 시간을 견뎌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만물은 푸르게 부풀어 오르고 있으나, 정작 사람의 곳간은 ..

[제5화: 청명] 하늘이 맑아지는 생명의 정점

절기 이야기: 청명, 온 세상이 맑고 밝게 빛나는 봄의 절정청명(淸明)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로, 태양의 황경(黃經)이 15도에 도달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보통 양력으로는 4월 4일이나 5일경에 해당하며, 말 그대로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시기는 긴 겨울의 잔재였던 음의 기운이 완전히 물러나고, 대지 위에 온전한 양기가 가득 차면서 가시거리가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온 세상이 맑고 깨끗하게 보이는 자연 현상을 직접적으로 묘사합니다. 우리 선조들은 청명 절기를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력의 극치로 이해했습니다. "청명에는 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유명한 속담은 이 시기 대지가 머금고 있는 수분과 온도가 식물의 성장에 얼마나 최적화되어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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