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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토달의 에세이5

솥 밥, 쌀밥 먹기의 정석 요즘 솥 밥 요리에 푹 빠졌다. 예전에는 솥 밥이라고 하면 솥 밥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나 가서야 먹을 수 있는 걸로 여겼는데, 막상 내 손으로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특별한 반찬이 필요하지 않고, 솥에 밥만 지으면 일품요리가 완성되니 품이 덜 들었다.요즘 뭐 해 먹고 있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요즘 무얼 해먹고 있느냐며 수다를 떨다 솥 밥 이야기를 들었다. 한식은 반찬이 있어야 구색이 갖춰지는데, 몇 가지만 만들어도 주방에 서 있는 시간이 한 시간이 넘어간다. 남은 반찬을 며칠 걸려서 먹어치우는 것도 고역이다. 이런 나의 불평에 친구는 솥 밥을 추천했다. 솥 밥은 반찬이 필요 없었다. 밥이 거의 다 지어지면, 밥 위에 재료를 얹기만 하면 된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쌀을 가장 맛있게 .. 2025. 10. 20.
책으로 느끼는 경상도 음식의 맛 경상도 음식은 타 지역에 비해 맛이 없고, 과하게 짜거나 맵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경상북도 내륙의 경우는 반대로 싱겁고 밍밍하다는 말도 듣지요. 이 지역은 안동으로 대표되는 조선시대 양반문화가 꽃을 피운 곳입니다. 제사상에 놓을 음식이 주가 되다보니 고춧가루나 양념을 많이 넣지 않은 깔끔한 맛이 자리잡게 된 걸로 보입니다. 이런 경상도 음식, 특히 경상북도 안동의 음식에 대한 책이 있습니다. 입니다. 안동의 종가에서 나고 자란 김서령 작가가 쓴 책입니다. 작가는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을 자신의 추억과 곁들여 책 속에 솜씨 좋게 차려냈습니다. 무익지, 난젓, 연변 등 알듯 모를 듯, 익숙한 듯 낯선 음식 이름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등장합니다. 작가가 어릴 때부터 듣고 자랐던 고향의 말이라고 하네요... 2025. 9. 22.
마음이 흐뭇해지는 감자 샐러드 생각보다 영양가가 높은 감자 하지감자가 출시될 때가 오면 가슴이 설렌다. 감자 샐러드를 마음껏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감자 샐러드는 차갑게 먹는 음식이라 여름에 잘 어울리고 영양가가 높다. 감자는 구황작물로 알려져 있지만, 탄수화물과 비타민C가 풍부하고 단백질까지 들어있어 완전식품에 가깝다. 으깬 감자에 삶은 달걀과 각종 채소를 넣어 샐러드를 만들면 다채로운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다. 빵에 발라 먹기 좋은 감자 샐러드 맛도 맛이지만 감자샐러드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나는 점심을 아침보다 가볍게 먹고,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먹는다. 저녁을 오후 5시에 먹고 아침 6시에 일어나니 12시간 넘게 공복으로 있는 셈인데, 배가 안 고플 수가 없다. 반찬을 푸짐하게 늘어놓고 아침상을 제대.. 2025. 8. 20.
토마토 달걀 스프, 나를 돌보는 음식 영혼을 위한 음식이 있다?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라는 책이 있다. 미국에서 감기몸살에 걸렸을 때 먹는 닭고기 스프에 빗대어 작가가 위로와 치유를 전해주는 짧은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다. 류시화 시인이 번역한 이야기는 그 자체로 의미 있고 마음을 울리지만 이 책은 내용만큼이나 제목도 눈길을 끌었다. 한동안 요리법으로 치킨누들스프 열풍이 불었고, 지금도 인터넷에 ‘닭고기 스프’를 검색하면 ‘영혼을 위한’이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집안의 전통으로 전해지는 돌봄 음식 누구에게나 ‘닭고기 스프’와 비슷한 음식이 있을 것이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라는 일본 만화에서는 주인공인 소녀가 입덧으로 고생하는 이복 언니에게 ‘토마토 으깨미’를 만들어주는 장면이 나온다. 토마토를 살짝 으깨서 갈아놓은 사과에.. 2025. 7. 20.
[요리에세이] 올방개묵을 아시나요 햇살이 뜨거워지는 계절에 어울리는 음식 자주 가는 재래시장에 단골 두부집이 있다. 늘 두부만 사갔는데 날이 더워지니 두부 옆에 놓인 도토리묵에 눈길이 갔다. 갈색의 도토리묵 옆에 하얀색 묵도 있었다. 올방개묵.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도토리묵만 사려다 묵을 하나 사면 삼천 원, 두 개 사면 오천오백 원이라는 말에 두 개를 사기로 했다. 햇살이 뜨거워지는 계절이 오면 찬 것에 마음이 간다. 콩국수나 냉면, 메밀국수처럼 시원한 면을 떠올리는 이가 많겠지만, 면을 익히려면 어쩔 수 없이 뜨거운 불 앞에서 서야한다는 게 아쉽다. 수고를 덜하고 싶을 때는 묵이 최고다. 차가운 묵을 뚝뚝 잘라 제철 채소와 함께 간장과 참기름, 고춧가루에 조물조물 무쳐서 먹으면 불도 쓰지 않고 푸짐하게 한 끼를 즐길 수 .. 2025.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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