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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 미래사회

전환마을은 다양한 것들이 연결접속하여 새로운 것을 생성하는 공통장(커먼즈)이다.

by 아메바!(김충기) 2025. 2. 26.

 

김진덕 (생태텃밭협동조합 이사장,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전환위원회 위원장)

 

# 어릴적 공터의 추억


시농제, 소소한 고구마 축제가 열렸던 만수마을텃밭은 어릴적 공터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릴 적 동네 공터는 자치기, 쥐불놀이, 공차며 뛰놀던 놀이터였고 동네 사람들의 잔치마당, 마을 행사의 장소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서커스단이 들어와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때 공터의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공터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간이었던 거 같다. 공터는 시시때때로 북적북적하다가 다시 빈 공간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공터는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장소이고, 정해진 것이 없이 모였다가 흩어지고, 새로운 판이 깔리는 흥미로운 곳이었다.


만수마을텃밭에서 경작 공간보다 더 맘에 드는 것은 커다랗게 자리 잡은 공터다. 이 열린 공터가 있으므로 해서 한바탕 풍물놀이도 하고, 솥단지를 걸어 음식을 하기도 하고, 불을 지펴 불멍도 하고, 고구마도 구워 먹을 수 있다. 때론 학부모들의 운치 있는 회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너르게 둘러앉아 복지관 어르신의 만수동에 얽혀있던 옛이야기도 들을 수있었다. 올해는 뻥튀기 기계를 돌려 집집이 가져온 강냉이, 누룽지, 쌀을 튀겨보고 싶다.


공터는 새로운 일들을 찾아내고, 상상할 수 있는 잠재적 능력을 깨우쳐 주는 공간이다.

 


# 공터와 같은 커먼즈(Commons)를 만들자


만수마을텃밭은 다양한 것들을 연결·접속하여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커먼즈의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런 공간이 우리 동네에도 있으면 좋지 않을까? 우리동네의 놀이터, 운동장, 공원, 공공주말농장은 공터와 같은 커먼즈의 역할을 할 수는 없을까?


커먼즈가 되기 위해서는 소유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본주의 이후에 기존의 커먼즈가 사라진 것은 그것들을 소유하는 주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누군가 주인이 있으니, 그것을 이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일방적으로 정해져 제한된 틀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자유롭게 이용하거나, 공터처럼 창의적 활용이 쉽지않다. 그것을 운영하는 방식은 소유권을 가진 자의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주인 맘이지 민주적인 의사결정에 의하지 않는다.


자본주의 세상이 되고 나서 능력 제일의 경쟁은 공동체로 묶여있던 사람들을 개개인으로 흩어 놓아 공동체를 파괴하였다. 개인은 공동체로 결속되어 있지 않은 이상 힘이 없다. 예전에 마을, 혹은 공동체에서 만들어진 공통적인 것들의 대부분이 공적 혹은 사적인 주인(소유)이 생겼다. 공통화(커머닝)의 과정으로 만들어 온 것들에 대한 권리가 박탈된 것이다.


따라서 커먼즈를 만드는 것은 공동체의 필요 때문에 공유했거나, 만들었던 공통적인 것에 대한 주인으로서의 권리를 되찾아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빈 땅에 작물과 꽃을 심어 공동체의 공간으로 만드는 게릴라가드닝은 토지의 사유화에 대한 저항이라 할 수 있다. 스쾃(squat)은 빈 공간을 점거하여 사용한다는 말로, 예술가들이 빈집을 점거하여 공유하는 운동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독일 베를린의 폐쇄된 템펠호프 공항부지에 대한 개발을 반대하며, 공원과 정원, 커뮤니티 가든을 만들어 시민들의 공유공간으로 지키고자 했던 공유지 운동도 커먼즈운동의 예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동네에는 이러한 공간이 혹시 있지 않을까? 우리동네에서 커먼즈를 발견하여 적극 활용하거나, 커먼즈를 되찾거나, 새로운 커먼즈를 만들어 가는 것은 전환마을 운동에서 중요한 활동이다. 우리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터도 커먼즈로 만들어 갈 수 있다. 꿈말교육공동체의 [반짝어린이 놀이터]프로그램은 놀이터에 대한 권리를 주민들이 조금씩 주도적으로 가져오는 활동이라 할 수 있다. 운동장, 공원, 공공시설 등도 운영과 이용에 대한 민주적 권리를 확보해 나간다면 커먼즈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커먼즈 담론에서 중요한 것은 권리 측면에서의 민주적 참여와 운영을 보장하고 확대하는 것이다. 풀뿌리 활동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공부방, 도서관, 단체들의 공간과 공통화된 재화가 회원 혹은 이용자, 주민들이 민주적 참여와 운영의 권리를 갖게 된다면, 그만큼 커먼즈로서의 역할은 강화된다고 할 수 있다. 시민자산화를 향한 연수구의 공유공간“ 지금여기” 또한 커먼즈를 만들어 가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 다양한 것들이 연결·접속하여 새로운 것을 생성하는 공통장


커먼즈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연결되고 만나게 되는가? 커먼즈를 빼앗기게 된 것은 권력의 중심에 주인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우리 활동의 중심에는 누가 있는가?

 

누군가는 대표나 임원과 같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이끌어가기를 바라기도 한다. 그 사람에 맡겨두고 시키는 대로 충실하게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할수도 있다. 중심이 생기면 소외되는 주변이 생기고, 중심이 굳어지면 특이성과 다양성이 사라지기 쉽다. 중심적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에너지도 많이 들고, 희생과 책임에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경직되어 역동성이 사라지기 쉽다. 커먼즈에서의 만남은 중심이 없기도 하고, 여러 중심이 형성되기도 하고, 중심이 이동하기도 한다. 열정적인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주도적으로 일을 펼쳐가기도 하고, 또 다른 열정을 주도적으로 펼치는 새로운 주체가 나타나 역동적인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새롭게 변하고 풍요로워진다.


누구나 주체가 되어 모였다 한바탕 부딪히고 놀다가 흩어지는 공터가 있으면 좋겠다. 다양한 열정과 특이성이 서로 연결되고, 접속하여 보이는 것이든, 감성과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이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역동적 활동이 전환마을에서 펼쳐지면 좋겠다. 

 

전환마을인천 활동사례집 중

 

참고 - 찾고 움직이고 엮고 전환하는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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