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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들

[지역탐방 5] 지구와 사람을 살피며 사람과 마을, 자연을 연결하는 '살피텃밭'과 '마더센터'

by 아메바!(김충기) 2024. 8. 28.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단체 이름 치고는 꾀나 거창하다. 강원도 전체의 도시농업을 사회적협동조합의 방식으로 이끌어가겠다는 다짐이 느껴진다. 그런데 정작 강원도에는 도시농업관련 조례가 전무하다. 도조례는 물론이고 춘천, 강릉, 원주 같은 큰 도시에도 아직 도시농업조례가 없다. 유일하게 도시농업을 꾸준히 하고 있는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농업지원센터와 전문인력양성기관으로 2018년 지정되어 강원도내 유일한 도시농업전문 조직이라고 봐도 무관하다.

 

시작은 2012년, 몇몇 사람들이 기획논의를 하다가 2013년 도시농부학교와 텃밭농사도 시작한다. 지속적으로 청년들과 이런 활동을 해오면서 만든 모임이 '텃밭점거단 깨작깨작' 이 기반이 되어 협동조합으로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7월 장마가 한창이던 22일에 춘천을 찾았다. 강원도시농업활동 중에 2022년도에 있던 학교텃밭을 토대로 한 초등학교학생들과 벌여냈던 일들이 너무 마음에 와닿았었다. 학교를 중심으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과 함께 마을에서 활동하며, 때론 텃밭교육을 위해 텃밭이 쓰이지만, 어느 때는 학부모들과 함께 "텃밭에서놀자"를 기획하고 인형극, 밧줄놀이, 책 읽어주기, 군고구마 구워주기, 도토리 찾아오기, 가위바위보 미션, 포켓몬 손난로 만들기 등을 준비해 진행했다.

 

호반초등학교 학부모회, 뒤뚜르도서관, 어린이작업작 뚜루뚜, 춘천여성협동조합,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이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학교옆에 조성된 텃밭공간이 멋진 놀이터가 되는 순간이었다. 전체 4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참여했다. (이 활동이 부러워, 인천에서 장수초등학교와 만수마을이음텃밭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춘천에서 오래 전부터 마을공동체활동을 하면서 도시농업도 하고 작은 도서관도 하고, 어린이작업장이라는 공간도 운영하면서 학교텃밭을 학생들과 함께 디자인하고 조성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호반초등학교 학부모회장이기도 한 강원도시농업사회적협동조합 박중구 이사장과 배우자인 춘천여성협동조합 이선미 대표는 마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경험을 가지고 몇 년 전 호반초등학교 인근으로 활동공간을 옮겼다.

 

탐방 첫날, 이렇게 멋진 활동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 호반초등학교로 향했다. 학교를 대략 살펴보고 정문을 나오니 바로 "어린이작업장 뚜루뚜" 여름방학 이용관련 현수막이 보인다. 시선을 11시 방향으로 돌리니 "뚜루뚜"라는 간판이 눈에 띈다. 공동육아협동조합을 만들어 아이를 함께 키우던 부모들도 있고, 어린이도서관과 '마더센터'라는 공간을 만들어 여성협동조합으로 다양한 돌봄 활동을 함께 했는데, 00동 마을대학 같은 것도 시작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런 마을공동체, 돌봄 공동체, 교육공동체 활동의 기반이 튼튼히 있었고, 그 활동 중에 하나가 강원도시농업으로 이어지고 서로 영향을 받았나 보다. 

 

다시, 도시농업으로 돌아와...

이튿날 7월 23일 강원도시농업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살피텃밭'으로 향했다. 다양한 교육사업을 지속적으로 해오다가 몇 년 전 사회적농업 지원사업을 받으면서 더 풍성한 고민을 시작했고, 학교, 사회복지시설, 돌봄시설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생겨나고, 퍼머컬쳐 디자인 코스 교육과정도 시작했다. 땅을 빌려쓰다가 협동조합의 근거지 텃밭이 될 수 있는 지금의 살피텃밭을 매입했다. 김유정역 인근에 있는 텃밭은 주변에 논들이 펼쳐져있는 사이에 길게 자리잡고 있다.

 

퍼머컬쳐 과정을 하면서 잘 디자인된 텃밭이 생기고, 다양한 시설들도 준비되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이용할지 계속 구상 중이다. 살피공동체텃밭은 기후위기 시대 공동체 텃밭활동을 통한 생태, 다양성, 돌봄, 치유를 실현하는 참여형 텃밭의 취지로 운영을 하고 있다. 지구와 사람을 살피며, 사람과 마을, 자연을 연결하고 기후위기 속에서 공동체를 만들고, 서로를 돌보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함께 가꿔나간다는 뜻으로 지구와 사람을 살피는 '살피텃밭'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20여 개의 이름공모 중 선정된 이름이라고 한다.

 

이날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오는 날이라 견학을 하는동안 아이들이 도착했다. 텃밭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긴 하지만, 지도하는 선생님을 따라 아이들은 자유롭게 텃밭을 오가며 나름 즐기는 시간을 갖는 것 같다. 딱 정해진 틀보다 개성대로 다양성과 돌봄을 만들어가는 분위기가 살피텃밭이 하려고 하는 취지와 어울리는 것 같았다. 이날은 수확하고 텃밭에서 소시지를 구워 먹는 날이라며 준비된 불 위에 저마다 나름의 방식대로 소시지를 굽고 박중구 이사장은 보조역할을 하면서 자연스레 아이들 속에 스며들어 살피고 돌보는 모습이 여느 텃밭활동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라 좋아 보였다.

 

올해는 쉬엄쉬엄 쉬어간다고 했다. 필요한 일이다. 내부를 향해 돌보고 살피는 것도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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