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의 서가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ㅣ이송희일]

조이 :-) 2025. 7. 28. 11:18

 

기후위기 시대에 춤을 추어라

기후-생태 위기에 대한 비판과 전망

이송희일 ㅣ 삼인

 

 

 

ㅣ서평 김보혜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이사, 도림공동체텃밭 회원

 

 

한 번에 읽어가기 어려운, 많은 분량의 책이었다. 그러나 깊이 들여다보아야만 알 수 있는 지구상 먼 나라의 생경한 이야기들이 책을 끝까지 읽도록 나를 붙들어 놓아주지 않았다.

 

기후 위기를 위선으로 포장하는 사람들부터 기후 위기를 외면하려는 사람들까지, 이 책에는 기후 위기의 모든 이야기가 어떤 역사의 고리와 매듭을 가지고 성장했는지 너무나도 설득력 있게 쓰여있다. 그래서 솜씨없는 짧은 서평이나마 적고 싶었다. 그리고 도시텃밭 도시농부들과 나누고자 욕망했다.

 

이 책을 통해 나는 두 개의 질문에 답해보고자 한다.

첫째, 기후 위기 시대에 질문하는 방법?

둘째, 기후 위기 시대에 함께 춤을 출 수 있는 방법?

 

첫 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 나는 15세기 영국의 인클로져가 발생했던 때로 돌아가고자 한다. 이 책의 저자는 15세기부터 21세기까지 기후 위기로 연결된 하나의 고리가 있음을 명확하게 짚어 간다. 15세기 영국은 양털의 수요가 생겨나고 소비하던 네덜란드에 양털 수출을 위해 공유지로 사용되고 있던 숲과 언덕에 울타리를 박고 양을 방목하기 시작한다. 공유지는 물과 숲 생태계뿐 아니라 귀족에게 종속되어 자신의 토지 경작이 어려운 농노들의 공동 경작지까지 공통의 향유지였다. 그러나 인클로져로 숲과 들판은 귀족의 사유지가 되고 공통과 공유의 기원이 잉여와 축적의 변환을 겪는다. 농노의 저항은 이후 영국의 디거스[각주:1] 게릴라 가드닝과 도시 점유 운동의 역사적 배경이 되기도 한다. 이것을 시작으로 하는 공적 향유과 사적 소유의 대비되는 여정은 21세기로 가는 긴 여정에 기후 위기의 가장 강력한 용의자 자본주의와 식민주의를 낳는다. 저자는 기후 위기가 자본주의와 식민주의의 첨예한 간섭임을 집요하게 파고 든다. 토지의 식민화, 식량의 식민화, 자원의 식민화 이러한 식민화는 인간을 식민화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식인 자본주의라는 별칭으로 작금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토지의 식민화는 플랜테이션화 되는 땅의 아픔을 적고 있으며, 식량의 식민화는 대량 기아가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는 역사적 현장을 고발하고 있으며, 자원의 식민화는 각종 금속의 채굴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처참한 노동 현실과 내전의 카르텔을 여지없이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5세기 동안 차곡차곡 쌓여가는 기후 위기의 위기 장면에 질문하는 방법을 달리해야 보이는 것들의 답을 먼저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친절한 저자의 불편한 말들로 말이다.

 

두 번째 질문은 너무나 뜻밖의 이야기 속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바로 쥐 공원 실험을 소개한 글에서이다. 중독성의 작동 기제를 알아보기 위한 쥐 공원 실험에서 연결된 공동체가 쥐의 중동성을 해독하고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는 소개는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저자는 자본주의 소비는 시한부 사용 기한으로 조작된 상품 소비의 굴레에 있다고 적고 있다. 죽음을 이미 장착한 상품의 효용가치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중독성을 가진 소비사회에서 소비자는 공허함을 소비하고 있으며, 단절된 삶 속에서 소비 중독 현상이 유효기간을 장착한 상품과 무관하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독방 속에 쥐는 중독성 물질을 지속적으로 찾아 음용하나, 공원처럼 조작된 환경 속에 쥐는 중독물질에 관심을 덜 두었다는 쥐 공원실험[각주:2]은 우리가 얼마나 연결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우리가 얼마나 누군가의 손을 잡고 춤을 추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가?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저자가 보여주고 싶었던 장면이 바로 다양한 주체성을 가진 개개인들의 변화무쌍한 춤사위라는 생각이 책장을 덮으며 나를 감동시켰다.

 

지금의 기후 위기는 지구생태계의 자연스러운 변화의 과정도 원시 시대로의 회귀를 강제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질문을 다르게 하는 법을 배워보면 어떨까? 변화하는 지구생태계 속 우리는 선주민으로의 어떤 삶의 양식을 지켜가야 하는가?로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은 나에게 기후 위기 시대에 위기 극복이라는 서사가 아닌 삶의 태도와 방식에 대한 질문과 답을 건네고 있다는 생각이 듣다. 우리의 먹거리를 고민하고 우리 이웃의 탄생과 죽음의 희노애락을 함께 할 수 있는 우리의 사회를 고민하게 한다.

이 책, 도시농부의 책장에 꼭 담아두길 바란다.

 

 

The Diggers Song   https://share.google/pupqOLlNEvd3rj2F3

 

The Diggers Song

첨바왐바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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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디거스(Diggers)의 노래; 뒤엎어진 세상 [본문으로]
  2. Bruce K. Alexander, Addidtion: Tne View from Rat Park, Oxford Univ. Press, 201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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