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해외탐방기

[베를린 오슬로 탐방기 연재] 프롤로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메바!(김충기) 2026. 10. 26. 08:25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탐방단 10명이 2026년 9월 7일부터 19일까지 독일 베를린과 노르웨이 오슬로의 도시농업 현장 21곳을 다녀왔습니다. 텃밭의 땅은 어떻게 지켜지고, 누가 어떤 돈으로 꾸려 가며, 제도는 그것을 어떻게 뒷받침하는지 질문하고 돌아왔습니다. 베를린의 공유지에 들어선 텃밭과 오슬로의 시립 학교텃밭 농장 등 현장에서 보고 들은 장면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 명의 필자가 프롤로그와 8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도시가 우리의 텃밭이다] 베를린·오슬로 도시농업 탐방기
[프롤로그] 베를린과 오슬로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회 공항 활주로 위에 피어난 자율의 땅 — 템펠호프, 베스트펠트
2회 주차장, 트램 회차로, 묘지가 마을 거실로 — 베를린의 공동체텃밭들
3회 수확보다 생태와 생존을 배웁니다 — 베를린 텃밭활동학교
4회 감자 파고 밥상 나누는 도심 농장 — 루싸떼르, 야이트뮈라
5회 개인 텃밭에서 협동 농장으로 — 콜로니하게에서 CSA까지
6회 똥·오줌과 하수가 텃밭의 에너지로 —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교
7회 농정이 아닌 환경 행정이 움직인다 — 오슬로와 베를린의 행정
8회 베를린·오슬로가 남긴 질문과 한국 도시농업의 과제

 

[프롤로그] 베를린과 오슬로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열 명의 도시농부, 베를린과 오슬로에서 보낸 12박 13일
 

열 명의 첫 모임

떠들썩하던 작은 룸에서 드디어 인사가 시작되었다. 지난 8월 10일 저녁, 구월동의 한 식당에 9명의 도시농부가 모였다. 첫 모임이었지만 다들 조금은 들뜬 분위기였다. 노트북 너머, 아직 한낮인 노르웨이에서 접속한 한 명까지 모두 10명. 9월 해외탐방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일정이 아직 실감 나지 않는다는 소감이 많았다.
 
지난해부터 계획을 세우고, 올해 초 구체적인 일정과 대략적인 방문 계획을 잡으면서 베를린과 오슬로 탐방을 준비했다. 떠나기 전에 방문지를 미리 공부하고, 현장에서는 그 경험을 온전히 누리고 싶었다. 그래서 자료를 모아 탐방단에게 150페이지짜리 사전학습자료를 공유했다. AI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긴 했지만, 그만큼 이번 탐방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참여자 모두에게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되지 않기를 바랐다.
 
첫 모임에서는 간단한 일정과 10명 각자의 역할을 정하는 정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각자의 기대도 나누었다. 학교텃밭, 비즈니스 모델, 공동체텃밭 운영 방식, 자원봉사 조직 운영, 개인 정원, 제도뿐 아니라 활동의 자생력과 구조, 공유지 운동,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까지. 궁금증만큼 기대도 커졌다.

탐방단 첫번째 사전모임. 8월 10일.

 

밖으로 나가봐야 안이 잘 보인다.

2007년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결성될 무렵, 한국에는 이렇다 할 도시농업 사례가 아직 없었다. 비슷한 활동을 찾아다니기도 했지만, 제도적으로 자리 잡고 도시농업을 지원하거나 민간이 참여할 만한 도시텃밭은 미미했다.
 
2008년 일본의 시민농원과 다양한 도시텃밭을 견학하면서 참고할 점을 많이 배웠다. 그때 보고 온 것들을 바탕으로 장애인텃밭을 시도했고, 도시농업공원을 제안해 부평구에서 시도해 보았으며, 공공형 주말농장 구상은 남동구에서 실현했다.
 
2011년에는 쿠바를 방문해, 어렴풋이 알던 쿠바 도시 속 생태농업 농장을 직접 찾았다. 아직은 생소했던 농생태학을 보고 온 것인데, 그때는 그 의미를 모르고 봤던 것 같다. 2017년 시애틀과 밴쿠버, 그리고 잠깐 들른 샌프란시스코의 공동체텃밭을 보면서는, 지역사회와 연결되고 자원봉사 활동을 중심으로 한 도시텃밭이 도시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더 상세히 느낄 수 있었다.
 
해외에 나갈 때마다 좋은 사례를 보고 배우지만, 그 경험은 다시 우리의 활동과 단체, 그리고 사람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20주년을 1년 앞둔 지금, 이번 탐방에서도 그것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7년 시애틀 견학 사진.

 

왜 베를린과 오슬로였나?

이번에 오슬로를 방문지로 택한 것은 오로지 김보혜 회원(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이사) 덕분이다. 사실 2019년에 계획해 2020년에 떠나려던 일정이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되었고, 이번에 그 프로젝트가 다시 부활했다고 할 수 있다. 2019년 오슬로에 살던 김보혜 회원이 연재로 소개했던 오슬로의 도시텃밭들을 이번에 직접 찾아가게 된 것이다. 소비자와 연결된 공동체지원농업, 공동체텃밭이면서도 개인 분양뿐 아니라 공동 경작으로 수확물을 함께 나누는 공동텃밭, 시립학교텃밭농장과 음식문화센터 같은 곳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시청의 지원과 제도가 이를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지 궁금했다. 

오슬로 복센엔가 마을텃밭의 전경

 
베를린을 행선지로 정한 것은 이창우 소장님(한국도시농업연구소)의 연재에서 시작되었다. 지난해 해외 도시농업 칼럼에서 풍부한 해외 자료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소개해 준 여러 사례가 모두 후보지였지만, 무엇보다 베를린을 도시농업이 가장 활발한 도시로 소개했기 때문이다. 따로 특강을 요청해 강의를 듣기도 했다. 클라인가르텐이 이미 오랫동안 운영되어 왔고 구획 수(약 7만 구획)도 많은 베를린에서 최근 공동체텃밭 운동이 활발해졌고, 이를 행정적으로 뒷받침할 '공동체텃밭 프로그램'이 2023년 베를린 주정부에 마련되었다. 이런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실현되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베를린 경작선언문(DIE STADT IST UNSER GARTEN)으로 미리 접한 공동체텃밭 운동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싶었다. 

베를린 알멘데 콘토어, 템펠호프 공항의 공유지 프로젝트

 

우리의 질문들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돌아왔다.

9월 6일 저녁, 모두 공항에 모였다. 7일 새벽 1시 비행기를 타고 베를린을 시작으로 17일까지, 보고 배우고 걷고 뛰면서 21곳을 방문했다. 사전학습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동시에 기관마다 사전 질문지를 보냈고, 매일 저녁 숙소에 모여 2시간씩 그날 보고 배운 것을 돌아보는 나눔의 시간을 빼놓지 않았다. 18일 이른 새벽 숙소를 나서 19일 저녁에야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9월 30일 후속 모임에서는 떠나기 전과는 다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베를린과 오슬로에서 제대로 먹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던 음식을 주제로 보쌈과 연어회를 함께 먹으며, 각자 준비한 '나의 3컷 사진'으로 탐방의 경험이 저마다 어떻게 다르게 기억되는지 나누었다. 백 년 된 사과나무, 다니면서 보았던 꽃과 수평선, 퇴비를 만드는 사람들, 환영받는 느낌, 사람들이 채우는 공간의 아름다움, 텃밭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함께 누리는 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안에서 우리는 다름에 대해서도 배웠지만, 함께 공유하고 있는 동질감도 나누었다.
 
우리가 준비해 간 질문들은 제도와 구조, 그리고 돈(재정)에 관한 것이었다. 그런데 후속 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는, 다소 개인적인 답이긴 했지만, 우리가 가지고 돌아온 장면이 사람과 나무와 식탁이었음을 보여 주었다. 이것이 자료로 배우는 것과 다른 점이 아닐까? 현장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텃밭에 자리 잡은 나무와 꽃, 퇴비간에서 느꼈던 것들은 모두 몸으로 배우는 것이다.

야이트뮈라 시립 학교텃밭농장, 100년 된 사과나무들.

 

앞으로 나눌 이야기들

그 장면들과 함께, 배우고 소개하고 싶은 것들을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풀어 보려 한다. 10명 모두가 각자의 이야기를 모으고, 3명이 이를 정리해 앞으로 8번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땅(부지)·돈(재정)·사람·제도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따라가면서. 
 
1회 공항 활주로 위에 피어난 자율의 땅 — 템펠호프, 베스트펠트
2회 주차장, 트램 회차로, 묘지가 마을 거실로 — 베를린의 공동체텃밭들
3회 수확보다 생태와 생존을 배웁니다 — 베를린 텃밭활동학교
4회 감자 파고 밥상 나누는 도심 농장 — 루싸떼르, 야이트뮈라
5회 개인 텃밭에서 협동 농장으로 — 콜로니하게에서 CSA까지
6회 똥·오줌과 하수가 텃밭의 에너지로 — 노르웨이 생명과학대학교
7회 농정이 아닌 환경 행정이 움직인다 — 오슬로와 베를린의 행정
8회 베를린·오슬로가 남긴 질문과 한국 도시농업의 과제
 
베를린 일정은 떠나기 전부터 쉽게 확정되지 못했는데, 막상 현장에서도 변수가 생겼다. 그 덕분에 새롭게 만난 슐라이펜가르텐도 있었다. 무엇보다 베를린의 마지막 일정으로 만난 주정부 토니 카르게와의 면담은, 정리되어 가는 제도들과 그 안에서 무엇을 더 꿈꾸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슬로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 땅들이 품은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호기심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우리가 보고 느낀 것들과 함께, 조사하고 공부하며 정리한 베를린과 오슬로의 도시농업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나누고 싶다. 첫 이야기는 이 질문에서 시작한다. 드넓은 공항 활주로에 텃밭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을까?
 

이동하다 만난 본홀름지역의 베를린장벽 앞에서 탐방단.
피오르드 절경의 클라이막스, 프레이케스톨렌에서.

 

2026 해외도시농업탐방 개요

항목 내용
탐방 기간 전체 2026. 09. 06.(집결)~2026. 09. 19.(귀국)
탐방단 10명 — 김충기(총괄), 김진덕(리뷰세션 진행), 김보혜(오슬로 총괄), 방제식(기록), 석지영(기록), 이유진(홍보·영상), 이해인(사진), 최영이(재정), 이인휴(일정·이동), 김태분(음식)
통역 김지희(베를린 통역 섭외) / 이경진, 서상섭(오슬로 통역)
방문기관 총 21곳 — 베를린 11곳(주정부 행정 2, 텃밭활동학교 2, 공동체텃밭 5, 둘러본 곳 2), 오슬로 10곳(정책·연구 3, 교육 2, 공동체 농장·텃밭 5)
기록 방법 현장 녹취 및 스크립트, 사진·영상, 기관별 기록지, 저녁 리뷰 세션 기록, 현장 기록자 메모
사실 확인 독일 연방·베를린 주정부 보도자료와 법령, 베를린 통계청, 선거관리청, 각 기관 공식 홈페이지, 노르웨이 정부·통계청·농업청, 오슬로시, 각 기관 공식 홈페이지, 법인 등록부, 연구문헌

 

탐방일정 및 기관

일자 시간 방문지·일정 비고
2026. 09. 06.(일) 21:30 인천공항 제1터미널 집결 도하 경유
2026. 09. 07.(월) 종일 베를린 도착, 숙소 체크인, 주변돌아보기  
2026. 09. 08.(화) 10:00 슈테글리츠-첼렌도르프 텃밭활동학교 + 주정부 교육·청소년·가족부 주정부 교육부 면담
2026. 09. 08.(화) 14:00 알멘데 콘토어 (템펠호프 들판) 베를린의 대표적인 공동체텃밭
2026. 09. 08.(화) — 베스트펠트가르텐 (템펠호프 들판) 알멘데 콘토어 방문 뒤 둘러봄
2026. 09. 09.(수) 14:00 프린체시넨가르텐 콜렉티브 인터뷰 없이 FÖJ 청년 안내.
2026. 09. 09.(수) 16:00 슐라이펜가르텐 클라인가르텐 안에 공동체텃밭
2026. 09. 09.(수) — 본홀름 클라인가르텐 둘러봄
2026. 09. 10.(목) 10:00 프리드리히스하인-크로이츠베르크 텃밭활동학교 Persiusstr. 9
2026. 09. 10.(목) 13:30 힘멜베트 Gartenstraße 77
2026. 09. 10.(목) 15:00 엘리자베트 St. Elisabeth II 묘지, Wollankstr. 66
2026. 09. 10.(목) 17:00 주정부 모빌리티·교통·기후보호·환경부 도시농업담당자 면담
2026. 09. 11.(금) 종일 베를린 자유시간 개별 시간
2026. 09. 12.(토) 06:35 베를린 중앙역 → 킬, 14:00 크루즈 오슬로로 이동
2026. 09. 13.(일) 12:00 린데루드 농장 (Linderud Andel]) 18세기 저택 투어 포함
2026. 09. 13.(일) 16:30 이경진(통역) 자택 저녁식사 야간열차로 스타방에르 이동
2026. 09. 14.(월) 종일 프레이케스톨렌 등반 야간열차로 오슬로 복귀
2026. 09. 15.(화) 09:30 오버랜드 공동체농장 (Øverland Andelslandbruk, 베룸) 회원 대표·가드너 면담
2026. 09. 15.(화) 14:00 국립도시농업센터 (NCUA, NMBU 오스 캠퍼스) 트리네 흐보슬레프-에이데 교수 면담
2026. 09. 16.(수) 10:00 오슬로시 도시환경청 (Bymiljøetaten) 송도이음텃밭 발표, 질의응답
2026. 09. 16.(수) 12:30 루싸떼르 (Losæter) 수요일 오픈데이 참여 (~17시)
2026. 09. 16.(수) 17:00 복센엔가 동네텃밭 (Voksenenga nærmiljøhage)  
2026. 09. 17.(목) 10:00 야이트뮈라 시립학교텃밭농장 / 야이트뮈라 어린이음식문화센터  
2026. 09. 17.(목) 12:00 외콜로기스크 노르게 (Økologisk Norge) 야이트뮈라와 협력 관계
2026. 09. 17.(목) 15:00 송 콜로니하게 (Sogn Hagekoloni) 및 노르웨이 콜로니하게 연합회 오슬로 마지막 일정
2026. 09. 18.(금) 08:50 오슬로 가르데모엔 출발, 도하 경유 2026. 09. 19.(토) 인천 도착

 
2026 해외도시농업탐방 - 베를린 오슬로
아메바 (김충기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대표)


추가자료

[사전학습자료]
* 출발하기 전에 탐방단 모두에게 배포하여 우리가 방문할 기관에 사전학습을 했다. 책자로 편철해서 한 부씩 소장했다.

** html 파일로 만들어진 파일은 다운로드해서 스마트폰에 저장해두면, 언제든지 열어서 더 쉽게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2026_해외도시농업탐방_사전학습자료집_최종.pdf
16.08MB
해외탐방_포털_v6.html
0.37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