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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터디 후기] "결국은 사람이다" | 식용도시 스터디 3회차 모임 기록

아메바!(김충기) 2026. 8. 13. 11:58

[스터디 후기] "결국은 사람이다" | 식용도시 스터디 3회차 모임 기록 

 

안녕하세요! '식용도시 스터디 - 혁명을 위한 놀라운 먹거리' 3회차 모임 후기를 전해드립니다.

지난 2026년 8월 12일 저녁, 온라인(Google Meet) 공간에 모인 우리 스터디원들은 책 『놀랍다! 채소를 심어라, 혁명을 키워라』9장부터 12장까지를 함께 읽고, 도시농업의 지속가능성을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와 우리만의 종합적인 전략을 찾기 위한 깊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번 모임은 인천 도시농업 네트워크 사무국에서 활동하는 방제식(호돌) 님이 안내를 맡아 주셨습니다.

 

📖 책 속으로 깊이 읽기 (9장 ~ 12장 요약)

**9장 '먹고 생각하고 배운다'**는 홀로코스트 추모 행사에서 서로 다른 종교와 문화의 주민들이 함께 음식을 나누며 연대감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방치된 경사지와 공공부지를 텃밭으로 바꿔 토양을 살리고 퇴비를 만드는 과정을 다루지만, 핵심은 학교와 청소년의 연계였습니다. 초·중·고 교육과정 안에 농업·요리·환경·생태를 필수로 넣어 아이들이 직접 씨앗을 심고 닭을 기르고 음식을 만들며 생명의 존엄함과 실용적인 삶의 기술을 배우고, 부모와 주민들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며 세대 간 벽을 허무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10장 '왕세자와 나'**는 메리 클리어의 자긍심 이야기입니다. 왕세자의 방문을 앞두고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다, 결국 가장 토드모던다운 작업복과 장화를 선택하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11장 '역경을 넘어'**에서는 수십억대 규모의 보조금이 여러 단체를 통해 집행되는 과정에서 마주한 행정적 관료주의, 법적 규제, 공공부지 사용의 한계, 보조금 신청 절차의 어려움이 소개됩니다. "허락보다 먼저 행동하고 사과한다"는 태도가 큰 과제로 제시됩니다.

 

**12장 '접시 돌리기 공연'**은 사업이 안정화되고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갈등과 민원이 함께 발생하는 현실을 여러 개의 접시를 동시에 돌리는 서커스에 비유합니다.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소진되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일상을 훼손하지 않고 외부와 교류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 뜨거웠던 여름을 견딘 이야기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참가자들은 유난했던 이번 여름을 어떻게 견뎠는지 짧게 나눴습니다. 알깨고나오기(박병원) 님은 뜨거운 한낮에도 아내와 텃밭에 가서 고구마순을 따고, 돌아와 에어컨 바람 앞에서 손톱이 까매지도록 순을 다듬었던 시간을 "즐거웠다"고 돌아봤고, 서미숙 님은 텃밭에서 풀독이 올라 일주일간 에어컨 방에 갇혀 지내며 "텃밭 가기가 조금 겁나는 여름"이었다고 웃음 섞인 고백을 남겼습니다. 방제식 님은 그늘 진 길을 알려주는 앱 이야기를, 김진덕 님은 무더위를 피해 다녀온 실내 암벽등반 경험을 전했습니다.

 

💬 오늘의 질문들

"우리가 만난 제도적 제약, 어떻게 넘었나요?" 방제식 님이 11장의 "허락보다 사과를"이라는 원칙을 화두로 던지자, 청주에서 활동하는 정채복(정호선) 님이 생생한 경험을 나눴습니다. 청주 도신동네트워크는 올해 처음으로 식용텃밭을 시범 운영했는데, 좋은 위치의 부지 하나는 땅 주인에게 발견돼 결국 철거당했고, 장애인학교와 마을학교 앞 아스팔트 위에 놓은 상자텃밭 두 곳만 살아남았습니다. 사유지는 허락이 안 되고, 공유지는 공원관리법에 걸려 꽃과 나무 외엔 심을 수 없었다는 현실적인 어려움, 그리고 "일이 되는 순간 지속가능성이 사라진다"며 재미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강조한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 정채복 님은 내년에는 시의원 면담을 통해 제도 개선을 모색할 계획도 밝혔습니다.

 

김진덕 님은 한국의 보조금 사업이 "사업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려 지원이 끝나면 자립 기반이 남지 않는 현실을 짚으며, 과거 시민사회가 가졌던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설득하는 야성"이 지금은 저작권·허가 문제 등 촘촘해진 절차 속에서 위축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먹거리, 우리에게도 통하는 공통 언어일까?" 김진덕 님은 이미 농사가 흔하고 일상화된 한국 사회에서 토드모던처럼 '먹거리'만으로 종합 전략을 만들기엔 부족하다며, 텃밭만이 아니라 공유부엌과 장터를 같은 비중으로 키워야 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석지영 님은 '돌봄'도 공통 언어의 후보로 고민했지만, 결국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지역을 살리는 힘을 가진 것은 '먹거리'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습니다. 지속가능발전 분야에서 일하는 박숙현 님은 먹거리 종합계획, 탄소중립, 자원순환 등 지자체 정책의 틀 안에 도시농업을 통합하는 정책적 접근의 중요성을 짚으며, 협동조합 중심의 활동을 지자체 시민대학 같은 일반 프로그램과 결합해 참여 대상을 넓히자는 제안도 보탰습니다.

 

"도시농부로서 우리는 어떤 자긍심을 느끼나요?" 박숙현 님은 어디서든 "저는 도시농부입니다"라고 소개하면 사람들이 놀라며 되묻는 반응 자체가 대화를 여는 아이스브레이커가 된다고 했고, 석지영 님은 이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어 감사하지만, 청년들에게 권하기엔 경제적 자립이라는 현실의 벽이 분명하다며 책 속 '비즈니스 접시'를 함께 돌려야 할 필요성을 짚었습니다.

 

"오래 지속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정호선 님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5년은 계속 부딪혀 볼 생각이라고 했고, 김진덕 님은 공동체·배움·비즈니스라는 세 축이 갖춰질 때 도시농업이 제2의 부흥기를 맞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박숙현 님은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참여할 필요는 없으며, 텃밭을 좋아하는 사람은 텃밭을,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요리를 하듯 각자의 즐거움이 모여 식용도시라는 하나의 흐름을 만든다는 말로 정리했습니다.

 

한편 김종현 님은 인천 연수구 송도 '이음텃밭'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인천시와 함께 운영하며 매년 500명이 자원활동으로 참여해, 올해만 700kg이 넘는 작물을 노숙인 무료급식소와 이주민지원센터에 기부했다고 합니다. 8차선 도로 옆, 누구나 오가며 볼 수 있는 이 위치를 살려 인근 정류장 부지까지 식용도시 모델로 확장해 보자는 구체적인 제안도 나왔습니다.

 

🌱 마무리: 다음 주엔 얼굴을 마주하고

모임을 마무리하며 참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실천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알깨고나오기 님과 김종현 님은 송도 이음텃밭 인근 정류장 부지 활용을, 알깨고나오기 님은 송도 석산 지역에서의 실험을 준비하기로 했고, 정채복 님은 시의원 면담을, 그리고 다 함께 고구마순 레시피 공유와 정책 반영 경로 탐색을 다음 단계로 남겨두었습니다.

다음 모임(8월 19일, 저녁 7시 30분)은 이번 스터디의 마지막 시간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해 그동안 나눈 이야기를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연결하는 자리가 될 예정입니다. 텃밭 하나 만드는 문제를 넘어,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무엇을 함께 상상하고 실천할 것인가—다음 시간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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