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도시농부들
[소자농의 자연농사] 속 안 찬 배추로 김장했습니다. 토종배추 9월 직파기
아메바!(김충기)
2026. 7. 7. 08:30
[소자농의 자연농사] 속 안 찬 배추로 김장했습니다
속 안 차도 김치가 됩니다 — 토종배추 9월 직파기

배추는 꼭 속이 차야 할까요?
기후위기와 이상고온의 영향으로 가을배추 농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거든요. 한반도의 기후가 전통적인 가을배추 재배에 맞지 않게 바뀌고 있는 거죠. 그래서 올해는 방향을 바꿨습니다. 속을 꽉 채우려 애쓰는 대신, 9월 중하순에 씨앗을 바로 뿌려서 퍼런 겉잎까지 통째로 즐기기로 했습니다.
퍼런 잎도 배추다
사진 왼쪽이 청방배추, 오른쪽이 150일배추입니다. 둘 다 속이 완전히 차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먹어보면 다릅니다. 토종배추는 겉잎, 그 퍼런 잎에 특유의 향이 있거든요. 쌈으로 싸먹으면 된장 없이도 맛이 나고, 된장국에 넣으면 국물이 깊어집니다. 배추 본연의 풍미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은 맛이에요.
개량종 배추의 퍼런 겉잎은 다릅니다. 섬유질이 강하고 맛이 순한 편이라, 속잎에 비하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서 대개 버려지죠.


버리는 잎이 없는 김장
이번 김장은 달랐습니다. 퍼런 잎 하나 버리지 않았어요. 세 번째 사진처럼, 속이 덜 찬 채로 버무려도 김치가 됩니다. 오히려 잎이 얇으니 양념이 잘 배고, 아삭한 식감이 남아 있어요.
"속이 차야 배추지"라는 말은 개량종 기준이에요. 토종배추에겐 처음부터 맞지 않는 잣대였던 거거든요.
기후가 바뀌고 있습니다. 배추도 바뀌어야 하고, 우리가 배추를 보는 눈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씨앗을 뿌리고 퍼런 잎을 손으로 훑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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