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 후기]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텃밭, '식용도시'가 가져올 도시농업의 새로운 미래

[특강 후기]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텃밭, '식용도시'가 가져올 도시농업의 새로운 미래 🌿
안녕하세요, 지난 6월 10일 수요일, 인천광역시 활동가연대 같이 교육실에서 이창우 한국도시농업연구소장님을 모시고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텃밭, 식용도시 구상>이라는 특강이 열렸습니다. 도시농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식용도시(Edible City)'의 가치와 실천적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특강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 식용도시란 무엇일까요?
'식용도시'라는 단어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공공장소에 만든 텃밭에서 누구나 마음대로 농작물을 수확해 먹을 수 있는 도시"를 뜻합니다.
이 놀라운 상상은 영국의 작은 도시 토드모던(Todmorden)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제적 어려움과 열악한 환경으로 희망이 없던 이 도시는 시민들이 나서서 빈 공간에 채소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슬로건은 아주 명쾌하고 매력적입니다.
- Food To Share (나누는 먹거리)
- Help Yourself! (마음대로 따가세요)
- If you eat, you're in. (먹으면 누구나 참여자)
특별한 자격 없이 '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시농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이 단순한 메시지는 사람들을 모으고 이웃 간의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찰서 앞, 기차역, 보건소 등 도시 곳곳이 텃밭이 되었고, 심지어 채소 관광객이 몰려들며 지역경제가 되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채소 한 포기, 이야기 하나가 도시를 바꾼다"는 신념이 증명된 것이죠.


🌱 세계는 지금 식용도시로 진화 중
토드모던이 시민 주도의 '상향식' 모델이라면, 독일의 안더나흐(Andernach)는 시청이 주도하여 공공의 땅을 모두의 식탁으로 바꾼 '하향식' 모델입니다. 실업자를 고용하여 도시 전역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가꾸어 냈습니다.
우리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가 눈여겨볼 만한 가장 이상적인 모델은 독일의 하르(Haar) 시 사례였습니다. 하르 시는 시청에서 텃밭과 초기 인프라(물, 농기구 등)를 제공하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텃밭 파트너'로 신청하여 주도적으로 관리하는 '하이브리드(민관협력)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특히 누구나 자유롭게 수확할 수 있도록 하되 혼란을 막기 위해 도입한 '수확 신호등'(빨간색: 덜 익음, 노란색: 곧 익음, 초록색: 지금 수확 가능) 아이디어는 우리도 당장 시도해볼 만한 기발하고 장치였습니다.








💡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고민
우리나라에서도 공동체 텃밭을 가꾸고 수확물을 기부하는 활동은 활발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무료로 수확하도록 허용'하는 사례는 아직 찾아보기 힘듭니다.
"누구나 따가게 하면 관리가 안 되지 않을까?", "토양이 오염되지 않았을까?",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현실적인 고민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창우 소장님은 이러한 단점들은 시민 주도와 행정의 지원이 결합된 '하르 모델'과 같은 전략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우리의 도시농업운동도 더 다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식용도시는 단순히 채소를 심는 것을 넘어, 익명성이 강한 도시에 나눔과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커먼즈(공유지)'를 만들어가는 훌륭한 전환 운동입니다. 다소 정체되어 있는 우리나라 도시농업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핵심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인천의 버스정류장, 삭막한 골목, 아파트 자투리 공간이 누구나 따 먹을 수 있는 식용 텃밭으로 변하는 상상을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가 공공장소에 심는 작은 채소 한 포기와 과일나무가 도시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위대한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우리의 텃밭 활동이 개인의 소유를 넘어 '인천 시민 모두의 식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식용도시에 대한 즐겁고 실천적인 작당 모의를 회원 여러분과 함께 이어가면 좋겠습니다. 이후에 식용도시 스터디를 운영하면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강의영상]
[서리밭의 상추와 호박]
이날 특강에 오신분들에게 한가지 선물이 있었는데요. 바로 이음텃밭에 올해 새로 시작한 "당당하게 서리밭"에서 수확한 상추와 호박이었습니다. 이음텃밭의 자치회에서 제안한 누구나 먹을 수 있는 텃밭을 시작했고, 이번 특강에도 참여해 식용도시의 의미와 취지를 더 배우고 실천하려고 합니다. 곳곳에서 이런 활동이 활발해지도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