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업/도시농부들

[새로운시도 지원사업] 콩 심은 데 콩 나고, 콩 심은 데 '진짜 장'이 납니다! 전통 장 담그기

보늬bonniee 2026. 5. 19. 16:20

콩! 심은데 장난다

: 토종콩 재배 및 전통 장 담그기 소모임

 

콩! 심은데 장난다(이하 콩장)는 교육활동가모임 '흙놀이'의 1기, 2기 강사단이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숙성된 장 담그기 문화를 인천도시농업네트워크 후배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결성한 소모임입니다. 직접 재배한 우리 토종콩으로 전통 장을 담그며 토종 작물과 장 문화의 소중함을 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활동내용은 장 담그기, 토종콩 재배하기, 수확한 콩으로 메주 쑤기, 발효 및 장 가르기, 그리고 나눔으로 이어집니다. 올해가 첫 해이다 보니 전통 방식으로 메주를 쑤는 발효학교에서 메주를 공수해 지난 3월 27일 금요일 장을 담그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텃밭에서 각종 토종콩을 직접 재배하면 올 가을에는 그 콩으로 메주를 쑬 수 있겠죠. 1기, 2기 선배님들의 노하우를 장독대애 꾹꾹 눌러담아 내년에 직접 쑨 메주로 장 담그는 순간이 기대가 됩니다.

 

장 담그기 준비

송도의 이음텃밭

 

오늘의 장소는 송도의 이음텃밭. 장소가 급하게 변경되었지만 베테랑 선배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미리 시켜둔 메주와 천일염, 항아리만 있다면 어디서든(?) 장을 담글 수 있습니다!

 

 

먼저 넓은 텃밭 한 켠에 우리만의 장독대를 만듭니다. 널판지를 깔아볼까? 벽돌을 깔아볼까? 자리 선정과 기초 다지기부터 공을 들입니다. 깨지지 않게 간격과 손잡이도 신경쓰고, 쓰러지지 않게 돌받침과 울타리도 든든하게 고정합니다. 처음에는 언제 장을 담그시려고 긴 시간동안 자리를 고르실까? 했는데, 이것부터가 장 담그기 시작이었습니다.

 

장 담그기 시작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2기 오미화 선생님의 깜짝 선물, 예쁜 두건을 두르고 시작합니다. 다같이 모여 1기 선생님의 장 담그는 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시중에 파는 장의 성분을 보고 나와 가족들이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장을 직접 담궈야겠다는 생각으로 전통 장을 배우셨다고 합니다. 

 

1. 소금물 만들기

천일염을 녹여 계란으로 농도를 맞춥니다

 

천일염을 물에 녹여 소금물을 만듭니다. 염도를 맞추는 것도 전통 방식으로, 계란으로 맞춥니다. 1월에 담그는 정월장은 물에 뜬 계란이 500원 동전 크기만큼만 보이면 되지만, 지금은 3월로 조금 더 짜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100원 동전 크기만큼으로 맞춥니다. 소금물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천일염을 녹이는 데에 가장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전 날 소금물을 미리 만들어두고 이튿날 장을 담그기도 했다고 합니다.

 

2. 항아리 소독하기

깨끗이 세척 후 열기로 소독하는 모습

 

항아리를 깨끗한 물로 세척하고, 소독을 합니다. 전통방식은 볏짚을 태워 연기로 소독하지만, 날이 건조하고 불을 피우기가 마땅치 않아 버너의 열기로 소독을 해주었습니다. 잼이나 청을 담글 때도 열탕소독 과정을 꼭 거치지요. 하물며 1년 내내 가족을 먹여 살릴 소중한 자산인 장을 담그는 데에 소독이 빠지면 안되겠습니다. 긴 시간 보관해야 하는 장이 오래갈 수 있도록,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소독을 해줍니다.

 

3. 장 재료 넣기

 

메주를 차곡차곡 부서지지 않게 넣고, 소금물을 넣어줍니다. 그리고 건고추와 대추, 달군 숯과 감초 등을 넣어요. 살균 및 정화 효과도 있지만 나쁜 기운을 막아주어 장이 맛있게, 그리고 무사히 익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넣는 재료들입니다.

 

4. 마무리하기

무사히 장이 익기를 바라는 마음

 

다 넣었으면 벌레가 꼬이지 않도록 면보로 입구를 덮어 고무줄 등으로 단단히 동여맵니다. 뚜껑을 덮기 전, 밖에서 보이는 부분이 없게 안쪽으로 잘 넣어줍니다. 빗물이 튀어 젖으면 장 안에 불순물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금줄까지 치면 완성입니다.

 

앞서 말했듯, 장은 1년 내내 콩 농사를 지어 수확하고, 메주를 쑤고, 잘 말려서 씻고, 힘들게 담근 뒤에도 긴 시간을 거쳐 발효와 숙성이 되고 나서야 된장과 간장이 되어 식탁에 올라옵니다. 올해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장은 내년이나 그다음 해에 맛볼 수 있는 셈입니다.

 

현대에는 메주를 쑤고 장을 담그는 환경을 철저하게 통제해 장 맛을 조절하기도 하고, 장을 망칠 수 있는 외부 요인을 미리 차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환경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었던 옛날에는 신성한 마음으로 장을 담갔다고 해요. 장 담그는 날부터 손 없는 날이나 말날을 골랐고, 왼새끼로 꼬은 금줄을 쳐 부정한 기운이 접근하지 못하게 막았죠. 또 버선을 거꾸로 달아 놓기도 했는데, 벌레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거나 나쁜 기운이 발도 못 붙이게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정성스러운 몸과 마음가짐이었습니다. 콩장 선생님들도 가장 좋은 자리를 골라 장독대를 만들고, 고운 두건을 두르고, 불순물이 들어가지 않게 주의하고, 재료를 넣는 동작 하나하나에도 장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다했습니다.

 

 

콩장의 첫 날은 선봉순 회장님이 준비해주신 간식을 나눠 먹으며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 10회기동안 콩을 기르고, 오늘 담근 장을 관리하며 우리의 장 문화를 지켜나갈 예정입니다. 장 가르기, 메주 쑤기 등 큼지막한 활동들을 또 전해드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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